'동전 대신 신용카드'…오락실 풍경 바뀐다

동전 대신 신용카드를 들고 오락실에 갈 날이 멀지 않았다.

아케이드 게임기(사진=전자신문DB)
아케이드 게임기(사진=전자신문DB)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행성 없는 건전 아케이드 게임기에 대해 신용카드 사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동전 투입만 가능한 게임기에 카드 판독기와 같은 결제 장비 설치를 허락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준안은 올해 안에 내놓는다.

적용 대상은 사행성·폭력성이 낮은 게임이다. 농구, 축구, 야구를 비롯해 청소년에게 무해한 게임이다. 다트 게임도 포함된다. 게임산업법상 사행성 게임물로 분류된 항목은 제외다. 경마, 경륜, 카지노를 모사한 게임이 대표 사례다. 베팅·배당에 기반을 뒀거나 폭력성·선정성을 내포한 게임도 안 된다. 스크린야구와 골프처럼 체육시설로 분류된 게임도 빠진다.

현재 아케이드 게임기에 신용·체크·교통카드 단말기 부착이 전면 금지돼 있다. 게임용 카드와 연동하는 특정 게임기에 한해 집적회로(IC)가 부착된 단말기를 달 수 있도록 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 조치로 아케이드 게임 산업이 활성화되고 세원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신용카드 현금화(카드깡)와 결제기 보안 문제다. 새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우려된다. 사행성 게임을 규정하는 기준도 불명확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세부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제도 시행 후 사후 관리는 등급분류 기준정비위원회가 맡을 전망이다.

한국어뮤즈먼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아케이드 게임 시장 규모는 2000년대 초반 2조원대에 이르렀으나 지난해 초 5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전체 온라인·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아케이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도 1% 이하로 주저앉았다. 해외 시장은 20~25%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안에 세부 기준이 나올 것”이라면서 “청소년과 직접 연관된 일이어서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규 한국어뮤즈먼트협회 회장은 “사행성 우려로 성장이 막혀 있던 아케이드 게임 산업이 이번 결정으로 재도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