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산·학·연 종사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4차 산업혁명 성장동력화(化)'에 성공하려면 신성장 산업 육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먼저 육성해야 하는 산업으로는 인공지능(AI)을 꼽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설립을 약속한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실무 부처는 'ICT 담당 부처'가 맡는 것이 가장 실효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4차 산업혁명 성공에 필요한 정책을 묻는 질문에는 AI, 로봇,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성장 동력 육성이 최우선이라는 응답자가 39%로 가장 높았다. 이들 응답자는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불리는 AI 등 핵심 산업 경쟁력을 갖춰야 일자리 창출, 글로벌 시장 진출 등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 뒤를 4차 산업혁명 컨트롤타워 재구축이 16.5%로 이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기능은 각 부처로 흩어져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 및 ICT 주무 부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자율주행자동차, 스마트팩토리, 로봇 등 기존 산업 영역의 지능화를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드론 규제, 교통, 스마트 시티, 도시 관리를 맡는다. 행정자치부는 전자정부, 공공데이터 등을 담당한다.
ICT 업계는 흩어진 대응 기능을 총괄하는 범 부처 체계가 시급하다고 봤다. 4차 산업혁명은 각 부처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과제임에도 부처 간 칸막이로 성장이 더디다는 인식도 반영됐다. 새 정부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설립 추진 기대감에 따르는 표현으로도 해석된다. 이 밖에 연구개발(R&D) 확대(14%), ICT 전문 인력 양성(12.8%), 규제 개선(8.2%) 순으로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4차 산업혁명 성공을 위해 가장 먼저 육성해야 하는 ICT 산업으로는 'AI'가 32.8%로 가장 높았다.
IoT, 자율 주행, 콘텐츠, 클라우드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서 AI가 산업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트렌드로 반영됐다. 애플이 최근 AI 업체 래티스데이터를 2억달러(약 2254억원)에 인수하는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 움직임도 영향을 미쳤다.
'IoT 산업'이 21.5%로 뒤를 이었다. AI와 함께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로 꼽히는 최근 흐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유럽, 일본은 IoT를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인텔, 삼성전자,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구글, 아마존 등 국내외 ICT 하드웨어(HW) 및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IoT 핵심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빅데이터'를 지목한 응답자 비율은 19%로 나타났다. 빅데이터 분석 능력이 AI, IoT 등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작용했다.
증강현실(AR·8%), 클라우드 컴퓨팅(7.1%), 핀테크(4.3%), 3D프린팅(1.2%), 커넥티드카(1.2%) 등도 전략 육성이 필요한 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의 실무 총괄 부처로는 응답자의 63.2%가 'ICT 담당 부처'를 택했다. '산업 담당 부처'와 '과학기술 담당 부처'는 각 13.7%로 그다음을 차지했다. '경제 담당 부처'는 7%였다.
미래부가 과학, ICT 주무 부처인 점을 감안하면 응답자의 77%가 4차산업혁명위원회 주무 부처로 미래부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