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280억원 규모의 전기버스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다. 지난 2014년 우리나라 전기버스 민간 보급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다. 전기버스 시장이 시범사업 수준에서 대량 발주가 시작되면서 정부 보조금 자격(인증)을 획득한 한·중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1일 전기버스 업계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민간 운수업체가 사업계획 및 예산을 확정하고, 총 66대 전기버스를 도입한다. 전기버스 대당 가격은 4억원 초중반대로 약 28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제주도와 김포시 선진운수 각각 30대를 비롯해 전남 나주가 4대, 경기도가 2대 전기버스를 도입한다. 지자체가 지역 운수사업자를 모집해 상용버스 노선에 투입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김포 선진운수는 이미 일반 버스노선에 10대 전기버스를 운행이며 이달까지 10대를 추가한 후 하반기 사업을 통해 30대를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이에 연말이면 선진운수가 노선에 운행하는 전기버스는 50대가 된다.
제주도 지역 운수사업자를 모집해 30대 전기버스를 상용 노선에 투입한다. 이미 23대 전기버스를 운행 중인 서귀포 동서교통은 하반기에만 36대를 추가할 목적으로 30대 전기버스 예산을 선점한 상태다.
나주시는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4대 전기버스를 도입해 직원 셔틀버스로 활용하거나 지역 버스노선에 투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는 의정부 신한대학 스쿨버스용에 적용한다. 여기에 부산시과 포항시도 전기버스 도입을 검토 중이어서 하반기 시장이 100대 규모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대량 물량이 나오면서 시장 자격을 획득한 한국·중국 전기버스 제작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기업 TGM(옛 한국화이바)·우진산전과 중국업체로는 에빅(AVIC)을 포함해 세계 상용차(버스·트럭) 시장점유율 1위 포톤(FOTON)이 입찰 참여를 확정했다. 반면에 중국 BYD는 자사 전기버스에 대한 한국 정부 보조금 인증 자격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지난 2009년부터 중국 상하이 등에 전기버스 2488대(누적) 공급 실적을 보유한 자일대우버스가 한국형 양산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일대우버스는 생산라인 고도화와 국가 보조금 자격 획득 등을 통해 내수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체는 기존 전략을 바꿔 국산 배터리 채택을 확정했고, 한국 내 조립공장 설립까지 추진 중이다. 중국산 이미지를 탈피해 내수시장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김포 선진운수 관계자는 “김포-일산 등 노선에 10대 전기버스 운행 중으로 이달 도입하는 10대 이외 연말까지 30대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예전에 비해 연료비가 크게 절감돼 사업자 입장에서도 이득이지만 조용하고 깨끗한 실내 환경(공기) 탓에 버스 이용객 반응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버스 운수사업자가 보조금 대상 평가 등 각종 국가 인증을 획득한 전기버스를 구매하면 국토부 저상버스 보조금(1억원)과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1억원) 등 총 2억원을 지원받는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