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중소기업 비결이 창업 초 해외시장 적극 진출과 연구개발(R&D)투자 강화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창업 후 평균 1.4년 만에 첫 수출을 기록했다.
12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은 '월드클래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전략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월드클래스 300 및 글로벌 전문기업(WC) 232개사의 수출전략과 특성, 사례 등을 분석했다. WC기업은 수출과 매출 증가율이 높고 R&D투자 등 혁신성을 갖춘 기업으로 산업부와 중기청이 선정한다.
WC기업은 평균 29.7년의 업력과 6330만 달러의 직수출(2016년) 실적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5년(2012∼2016년) 간 전체 우리나라 수출이 연평균 2.3% 감소할 때 9.0%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은 3년 평균 7.1% 증가했다.
이들 기업 매출에서 직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32.3%로 우리나라 수출기업 평균(22.9%)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고 R&D 투자의 매출 비중도 우리나라 전체 제조업 평균(2.1%)보다 높은 2.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국은 28개국으로 수출시장도 다변화되어 있다.
보고서는 WC기업의 수출 특성과 성장 전략의 특징을 △창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한 태생적 글로벌 지향성(Born-global) △핵심 기술을 보유하여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퍼스트 무버 전략 △초기 진출에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더라도 선진국 및 핵심 시장 선(先) 진출 △소수 시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시장개척으로 해외시장 다변화 △대기업에서 분사, 또는 협력관계를 통해 글로벌화하는 대기업과 동반 성장 △대학 실험실 내 기술 상용화하는 실험실 창업 등의 전략을 구사 등으로 분석했다.
특히 WC 기업 중 창업 초기(3년 이내)부터 해외시장을 공략했던 '본글로벌' 기업은 창업 후 평균 1.4년 만에 첫 수출을 기록했다. 수출 100만 달러를 달성하기까지는 창업 후 5.6년밖에 소요되지 않아 WC 기업 평균(12.7년) 보다 빠르게 세계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 수출기업 중 20개국 이상 국가에 수출하는 기업은 2.4%에 지나지 않는 반면 WC기업은 48.7%가 20개국 이상으로 수출한다. 50개국 이상의 국가로 수출하는 기업도 19%에 달했다. 실제 인바디는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세계 70여개국의 파트너 기업을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며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조빛나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경제의 확산과 네트워크화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비용이 크게 감소해 중소기업에게 좋은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며 “월드클래스 중소·중견기업의 사례처럼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창업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면 작은 기업도 충분히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