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대세다. 정책이든 산업이든 가리지 않고 따라 붙는다.
5세대(G) 이동통신, 로봇과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3D프린팅 등이 핵심이라고 하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다. 새로운 기술이다 보니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어서다. 지식보다 문제 해결능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결국 해법은 인재다. 관련 분야 지식만 갖춰서는 안 된다. 창의와 융합이 덧대져야 한다. 전문가들도 우리나라가 일류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의력을 가진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대한민국 명품인재를 키우는 사업이 8년째를 맞았다. 바로 'ICT 명품 인재 양성사업'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010년부터 ICT 분야 명품 인재를 양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같은 대학 연구소를 설립해 스티브 잡스처럼 창의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자원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우수 인재를 양성해 글로벌 ICT 주도권을 다시 가져온다는 구상이다.
사업 첫 머리에 'ICT'를 붙인 것은 ICT 특성과 중요성을 인식한 결과다. ICT가 이종 산업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이고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기 때문이다.
대학ICT연구센터(ITRC)가 주도했다.
대학에 결집해 있는 석박사급 인적자원을 활용해 ICT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문제해결 능력과 프로젝트 수행 능력을 갖춘 고급 연구인력을 양성한다. 2000년부터 15년간 대학ICT연구센터(ITRC) 사업으로 1만2600여 석·박사급 인력을 배출했다. 국내외 3600여 특허등록, 230여억원 기술이전 수입 달성, SCI급 논문 1만400건 발표 등 성과를 거뒀다.
양성사업에는 연세대학교와 포스텍-한국뉴욕주립대학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미래 ICT 시대를 이끌어나갈 창의적 혁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정부와 대학이 손을 잡았다. 창의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교수에게 획기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바이오칩이나 u헬스, 지능형 로봇, 인공지능 등 ICT 융합 분야 교육과 연구에 집중토록 했다. 지원 기간은 최장 10년이다.
연세대는 다빈치(多彬治)형 인재양성이 목표다.
다빈치는 창의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융합형 인재를 뜻한다. 연세대가 2011년 글로벌 융합공학부를 개설한 이유다. 공학과 인문·사회과학, 예술 분야를 융합했다.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고자 기술과 창의, 미래를 교육요소로 삼았다. 기술 전달부터 강의한 내용을 창의롭게 적용하고 이를 미래기술이나 새로운 연구주제로까지 탐구하는 것이다.
포스텍과 한국뉴욕주립대는 i형 인재를 지향한다. 과학기술과 인문학 상상력을 융합 교육해 자기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가 정신을 갖춘 인재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인큐베이터는 창의IT융합공학과다. 창의력을 촉발시키는 데 최적화한 교과과정을 운영 중이다. 창의 스튜디오와 창의 IT설계, 학생주도 학습 및 프로젝트 설계, 인문기술융합개론 등이다.
뉴욕주립대는 스토니브룩 인문사회 분야와 포스텍 ICT 강점을 융합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국제적 역량 향상을 꾀했다.
이 사업은 대학 주도로 우수 연구시설과 창의 연구 풍토를 조성하도록 하는 게 우선 목표다. 프로젝트 주제를 교수와 학생이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창의성 발휘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연구 분야는 유망산업, 기술동향 등을 고려해 'ICT 컨버전스' 연구가 중점이다.
교과과정은 연구·실습 활동, 다학제 중심으로 구성했다. 연구·실습 활동 위주로 교과과정을 설계했다. 학위 취득도 연구 비중을 높여 이론·논문 위주 교육을 완전 벗어난다는 전략이다.
교과목 이수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교수 지도에 따라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교과목을 듣게 했다. 공학뿐만 아니라 인문·경영 등도 습득하게 한다.
ICT 명품인재 양성사업에 선발된 학생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기숙사 제공과 연구 활동 지원은 물론이고 개인학습 공간이나 해외 연수, 학회 참석기회도 얻는다.
예산은 연간 170억원 규모다. 1인당 연간 1억원 연구 지원금을 받는 셈이다. 정부에서 30%가량 지원하고 나머지는 포항·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포스코·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힘을 보탠다.
창의ICT융합인재포럼은 포스텍, 연세대학교, 한국뉴욕주립대가 공동 주관해 올해로 5회째를 맞는 행사다. ICT 명품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교육과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ICT 분야 '창의'와 '융합'을 주제로 대학의 새로운 교육 과정과 연구방향을 제시한다.
2015년부터는 ICT 분야 대학연구센터 성과확산을 위해 ITRC포럼, ICT정책콘퍼런스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인재 포럼'으로 통합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창의ICT융합인재포럼은 정부 주도 인재 양성사업 성과를 일반에 알리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창의와 융합을 주제로 대학의 새로운 교육과정과 연구방향을 제시하는 한편 창의 ICT융합 인재 양성 논의를 위한 국제 포럼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포럼은 4차 산업혁명 해답이 대학에 있다는 걸 입증했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무인 수송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다양한 연구 성과가 그 증거다. 정부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
R&D 투자 생산성도 2005년 1.9%에서 2015년 15.8%로 크게 상승했다. 성과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ITRC 사업이 △ICT R&D 로드맵과 연계된 입찰제안서(RFP) 도출 △개방형 공동연구 △센터 간 경쟁시스템 △산학협력 중심 평가체계 등으로 계속 발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미래창조과학부 측은 설명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