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린 정용진 부회장, 이마트 사업 영역 확장

'정용진 이마트'와 '정유경 신세계'로 굳어진 신세계그룹 후계구도에서 정 부회장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신세계와 이마트는 전날 정기 경영이사회를 열고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을 이마트에 넘기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신세계프라퍼티 지분은 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90%, 10%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분거래가 완료되면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 100%로 자회사로 편입된다.

힘 실린 정용진 부회장, 이마트 사업 영역 확장

신세계프라퍼티는 부동산 개발, 쇼핑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회사다. 현재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8월에는 스타필드 고양을 개장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복합쇼핑몰 개발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고자 사업주체를 명확하게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지분 양수·양도로 동생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과 완벽한 분리 경영체제를 확고히 하는 것과 동시에 정 부회장은 그룹 역점사업인 복합쇼핑몰 사업을 관장하게 돼 상당한 힘이 실렸다는 평가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인 '스타필드 하남'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경기도 고양과 인천 청라에 복합몰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정 부회장의 스타필드 확장사업에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신세계프라퍼티는 부천·안성·창원 지역에 복합 쇼핑몰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지분 양도·양수는 정 부회장이 복합쇼핑몰 개발에 관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이마트는 같은날 제주소주의 시설자금 확보를 위해 100억원을 출자한다고 밝혔다. 작년 제주소주를 190억원에 인수한 이마트는 150억원 출자를 감행한 바 있어 현재까지 총 44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이번 투자금은 현재 생산 설비를 보강하기 위한 본격적인 시설 투자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추진 계획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대규모 시설투자와 함께 현재 생산 제품인 '곱들락'과 '산도롱'을 새롭게 브랜드 네이밍해 하반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가 제주소주 인수 1년 만에 본격적인 제품 리뉴얼과 시설 투자를 공식화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출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이마트는 올해 안으로 전국 170여개 이마트 매장에 제주소주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해외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베트남·몽골과 이마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 일본·미국 대형유통 채널을 통해 제주소주를 수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지분 정리로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사업을 관장하게 돼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며 “정 부회장은 이마트와 복합쇼핑몰, 주류 등 사업 영역을 넓히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