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생 곰팡이에서 농약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물질이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남대학교 김진철 교수팀과 자생 곰팡이로부터 뿌리혹선충 알 부화 억제와 선충을 죽이는 효과가 있는 천연물질을 찾았다고 20일 밝혔다.

선충은 식물에 기생하면서 병을 일으켜 식물을 고사시키는 생물이다. 대표적으로 뿌리혹선충, 소나무재선충 등이 있다.
생물자원관과 전남대 연구팀이 공동 진행한 '자생생물 유래 천연식물보호활성 물질 탐색 연구'에서 찾아낸 천연물질은 자생 지의류(곰팡이와 조류 공생체)에 서식하는 곰팡이(자일라리아 그람미카)에서 분리한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천연물질이 지금까지 구체적인 활성이 알려지지 않은 '그람미신'임을 확인했다. 뿌리혹선충 알부화 억제 활성과 살선충 효과를 시판 중인 친환경 살선충제와 비교했다. 그람미신이 시판 중인 친환경 살선충제보다 선충 알부화를 50%까지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람미신은 친환경 살선충제보다 20% 낮은 농도에서도 실험에 사용된 선충 50%를 죽였다.
연구진이 그람미신 현장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뿌리혹선충 피해가 심각한 멜론 재배지에 실험한 결과 방제효율이 선충방제 화학농약보다 24.9% 높았다. 연구진은 그람미신이 화학농약을 대체하는 친환경 선충방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그람미신의 살선충 효능 실험결과에 대해 지난해 9월 특허출원을 완료했다. 병해충 방제분야 국제 학술지 '페스트 매니지먼트 사이언스'에 투고했다.
연구진은 그람미신 실용화를 목표로 생물농약 생산 전문회사와 기술이전을 포함한 친환경 식물보호제 사용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화학농약 사용으로부터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는 일은 국립생물자원관이 우선 추진해야 할 일”이라면서 “자생생물 유용성 연구가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