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P 발전 마중물을 기대하며](https://img.etnews.com/photonews/1706/965607_20170620182631_827_0001.jpg)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회비를 절반으로 깎아 준다고 합니다.” PP 관계자가 PP진흥협회 출범을 앞두고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알려 왔다. 콧대높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협회비를 깎아 주다니.
PP 관계자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와는 별도 조직으로 출범하는 PP진흥협회로의 회원사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PP 일부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동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SO만 존재하던 시절과 달리 인터넷TV(IPTV), 위성방송이 등장했다.
과거 SO 독점 시절의 PP는 프로그램 사용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심한 경우 '백지 계약서'도 등장했다. SO를 대체할 플랫폼이 없던 시절인 만큼 PP는 항상 '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PP가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했다. SO는 그렇게 방송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독점 지위를 한동안 누렸다.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은 특정 플랫폼이 독점을 무기로 PP에 희생을 요구하는 시대가 아니다. PP에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충분하다.
국내 유료방송 PP는 소수의 복수채널사용사업자(MPP)와 다수의 중소 PP로 이뤄져 있다. CJ그룹 계열 PP가 선전하면서 PP의 존재감과 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중소 개별 PP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전보다 상황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힘의 논리에 의해 제대로 된 프로그램 사용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체 제작은 언감생심이다.
PP진흥협회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다. PP 전체의 이익 증대도 중요하지만 중소 PP가 콘텐츠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PP가 참신한 콘텐츠 제작에 매진할 수 있다. PP의 성장과 발전은 플랫폼 발전과도 직결된다. PP진흥협회는 출범 즈음해 PP 발전의 마중물이 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김지혜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