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제재와 압력만으로 풀 수 없으며, 대화가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최근에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 사건에 대해선 북한에 책임이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기존과 같은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달 말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나는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이 대화를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단계적 북핵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조차 그러한 단계별 접근 방법을 뒷받침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 “우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동결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견 가능성에 대해 “나의 입장이 미국의 정책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상충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행정부의 실패한 정책들을 비판한 것 같은데, 그 점에서 나도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됐다 결국 숨진 웜비어 학생에 대해선 북한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웜비어를 죽였는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웜비어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북한에 중대한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북한의 잔혹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이나 미국 시민을 가족의 품으로 되돌려보내라고 북한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