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일성으로 부동산 과열이 실수요자 때문이 아니라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투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무엇보다 서민주거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은 23일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연 취임식에서 “과열양상 원인을 아직도 공급부족에서 찾는 분들이 있지만 실제 속내는 다르다”면서 “올 해 5월 무주택자가 집을 산 비율은 오히려 줄었지만 세 채 이상 특히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고 꼬집었다.
김 장관은 여느 취임식과 다르게 부동산 과열 원인을 보여주는 프레젠테이션자료까지 강당 대형 화면에 띄워놓고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의 부동산 투자 양상에 대해 지적했다. 지난 5월 강남4구에서만 5주택 이상 보유자들이 집을 산 비율은 무려 53%가 증가했다. 강남 58%, 송파 89%,강동은 70%에 이른다. 실수요자들이 과열현상을 빚는 것이 아니라는 또 다른 근거로 강남 4구에서 29세 이하 세대가 주택거래량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는 것을 들었다.
그는 “경제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세대가 개발여건이 양호하고 투자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만 유독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는 것은 편법거래를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면서 “새 정부 취임 후 처음 발표한 부동산 대책은 주택시장을 어지럽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1차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은 투기를 조장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할 정책 과제에 대해 소개했다.
첫째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집 걱정,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 없는 '주거 사다리 정책'을 내세웠다. 둘째로 균형발전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도시재생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새만금이 외형적인 틀을 갖추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성장거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들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셋째로 건설·운수업의 각종 관행을 비롯해 비정상적 관행을 혁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째, 교통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언급했다.
문보경 산업정책부(세종)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