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은 스타일이 다른 두 사람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변호사 출신으로 차분한 화법을 추구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부동산 개발 사업과 TV 방송 진행자 출신의 저돌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문 대통령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으로부터 협상가(Negotiator)란 별명을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달(moon)님' '이니' 등 애칭을 듣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저돌성 때문에 '스트롱맨'으로 불린다.
두 사람의 만남에서 '악수'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트럼프는 각국의 정상과 회담에서 악수를 통한 기 싸움으로 화제가 됐다. 트럼프는 해외 정상을 만났을 때 다소 공격성 강한 악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지난달 말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에서 트럼프가 당황해 할 정도로 길고 강한 악수를 건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만남에선 악수하자는 제안에 트럼프가 의도해서 고개를 돌림으로써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도 트럼프와의 첫 악수를 어떻게 할지 다양한 시나리오로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말하는 스타일도 극과 극을 달린다. 문 대통령은 말 한마디도 고심해서 차분하게 하는 스타일이다. 변호사 출신인 만큼 논리 정연하고 꼼꼼하다. 직설보단 우회 화법을 주로 쓴다.
트럼프는 사업가 출신답게 특유의 치고 빠지는 화법을 구사한다. 자신의 주장을 거침없이 펼친다. 화법의 차이가 두 나라 간 현안 논의에 어떠한 결과를 빚어낼지 주목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에 앞서 진행된 한·미 두 정상 간 통화에서 의외로 대화가 잘 통했다”면서 “문 대통령도 특전사 출신이기 때문에 남성미 넘치는 트럼트 대통령과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두 정상은 백악관에서 환영만찬도 가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백악관에서 환영만찬을 여는 외국 정상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