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몸 길이가 줄어드는 것이 개체 수 급감과 멸종으로 이어지는 징조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세기 상업적으로 감행된 고래잡이로 인해 고래 개체 수가 급감했을 당시 평균 고래 몸길이는 크게 축소돼 왔다는 설명이다.
이 내용은 미국 과학 잡지 네이처 생태 앤 에볼루션(Nature Ecology and Evolution)이 최근 발표한 연구 자료에 소개됐다.
이런 경향은 민간 어업 대상이 되고 있는 다른 해양 생물 종에도 적용할 수 있다. 해양 생물의 평균 몸 길이가 수년에 걸쳐 줄어든다면 개체 수 감소를 염두에 두고 이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생물이 한번 멸종되면 도로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논문은 “고래를 비롯한 해양 생물들 평균 몸길이가 줄어든다는 것은 해당 생물이 멸종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면서 “특정 생물이 멸종되기 전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8세기경 가장 인기 있는 포획 대상이었던 고래 종류 대부분은 1986년 상업적 포경에 의해 대다수 멸종됐다. 현재도 매년 1000여 마리 고래가 포살되고 있다.
크리스토퍼 쿠레 멘트 스위스 취리히 대학 교수팀이 이끄는 연구팀은 국제 포경위원회(IWC)가 정리한 고래 몸길이와 포획 수 등을 포함한 연간 기록을 분석했다. 1900년 전후까지 거슬러 올라가 전수조사를 실시해 이같은 결론을 밝혔다.
당시 고래 멸종은 개별 사냥을 대량 포획으로 전환시키는 새로운 포획 기술이 영향을 미쳤다. 상업적 포경이 거행됐던 시절 고래 평균 길이는 70년간 최대 4미터가량 감소했다. 학술지 '마린 피셔리스 리뷰'에 최근 게재된 고래 개체 수 조사에 따르면 20세기 동안 상업 포경에 의해 사라진 고래 수는 300만마리에 이른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