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70여년 '신격호 시대' 마감…신동빈 시대 본격화

롯데, 70여년 '신격호 시대' 마감…신동빈 시대 본격화

롯데그룹 70여년의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렸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이 1948년 일본에서 창업한 지 70년여 만에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신주쿠 하쓰다이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한 인사안을 의결했다. 앞서 홀딩스 이사회는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 임기 연장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 신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재선임 됐으며, 신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취임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 핵심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 이사직에서 줄줄이 물러났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에 물러날 가능성이 크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안건으로 제시한 이사 및 감사 선임건은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밀려난 이후 주주총회 때마다 신 총괄회장 명예회복을 명분으로 꾸준히 경영권 복귀를 시도했지만 이번 주총에서 신 총괄회장이 퇴진한 만큼 향후 동력을 상당부분 잃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롯데, 70여년 '신격호 시대' 마감…신동빈 시대 본격화

1948년 도쿄에서 껌 회사 롯데를 창업한 신 총괄회장은 초콜릿, 캔디, 아이스크림 등 히트상품을 통해 굴지의 종합 제과기업으로 성장시켰다. 1980년대 중반 롯데는 일본서 롯데상사, 롯데부동산, 롯데전자공업, 프로야구단 롯데오리온즈(현 롯데마린스), 롯데리아 등을 거느린 재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 신 롯데 총괄회장은 1959년 한국에 롯데와 롯데화학공업사를 세웠다.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인 1967년 4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국내 사업을 시작했다. 1980년대 고속 성장기를 거치며 인수합병(M&A)을 바탕으로 국내 재계 서열 5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5년 7월 불거진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을 시작으로 신 총괄회장의 2진 퇴진이 시작됐다. 반면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선임돼 한·일 롯데를 총괄하는 '원톱' 자리에 올랐다. 향후 롯데그룹 경영권은 신 회장을 중심으로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혁신안 발표를 통해 '새로운 롯데'를 천명했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지속적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던 주주총회였다”면서 “신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에 취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