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이 '최적운영 능력'으로 호실적을 이끌어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호조가 운영최적화(Optimization)에 있다면서 앞으로 이 분야 역량을 강화한다고 27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39조5205억원, 영업이익 3조228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4년 3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후 비약적인 매출, 영업이익 신장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에너지·화학업계가 3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처음이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이익 1조43억원을 올리며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 경신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의 선전 배경은 최적운영 능력 확보다. 회사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 운영 방식을 정유, 화학제품 생산에 적용했다. 원유 도입, 배합에서 반제품과 완제품 생산, 화학, 윤활유 등 다운스트림 제품 생산까지 다양한 공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저장해 분석한다. 이를 알고리즘 구축으로 연결시켜 최적운영 관점에서 데이터를 활용한다.
원유는 중동 두바이유, 미국 WTI 원유 등 대표 유종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원유는 나라, 지역, 생산 광구별로 유종만 수백가지가 넘는다. 다양한 종류의 원유는 색깔, 점도, 성분 비율 등 각각이 가진 개별 성상이 다르다. 이를 정제해 생산되는 제품별 수율이나 성상도 모두 상이하다.
SK이노베이션은 효율적인 생산품을 얻기 위해 원료 배합(Blending)도 시행한다. 생산 제품의 시장가치를 고려해 다양한 원유를 여러 비율로 배합해 원하는 제품의 수율을 높인다. 여기에 원유 도입 가격의 경제성 측면도 고려해 최적의 배합비를 찾아낸다. 원유 배합 과정에서 적용할 수 있는 원유 유종을 약 300종이라고 가정하면 실제 공정에 투입되는 원유 배합 경우의 수는 무한대에 가까워진다.
SK이노베이션은 개별제품 최적 생산을 위해 다양한 반제품 배합비를 경제적으로 도출하는 소프트웨어(SW)를 자체 개발해 사용 중이다. SW는 설비 조건, 원유 성질, 제품 생산 규격, 재고 현황, 출하 계획 등 수 많은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설계됐다. 최적운영을 통해 수천억원 이상 비용절감 효과를 얻는다.
SK이노베이션은 중동산 원유만 고집하지 않는다. 공정 운영 빅데이터 관리를 통해 상대적으로 값이 싼 세계 각지 원료를 적기 도입해 활용한다. 이 같은 차별적 장점을 활용해 미국, 이란, 남미 등 경제성이 확보된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 원유)를 시의성 있게 도입해 추가 이익을 창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최적운영 능력을 바탕으로 확고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정유·화학업계 메이저 기업인 미국 쉐브론은 '페트로(Petro)'라는 자체 최적운영 소프트웨어 모델(Optimization Software)을 개발하고 사업에 적용시켰다. 쉐브론은 다운스트림 비즈니스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고 연간 약 10억달러, 한화 약 1조원 수준의 추가 수익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쉐브론 같은 글로벌 메이저 최적운영 수준에 이르기 위해 최적운영 고도화 (Advanced Optimization)를 기반으로 다양한 과학적 기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기업경영 전반의 의사결정 고도화를 추진한다. 경영 데이터 관리와 정보화, 다양한 정보 분석과 예측, 단위 의사결정의 최적운영능력 강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최적 의사결정으로 활용 영역을 넓힌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