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월급 쓸 시간도 없다”…쌍용차 평택공장 G4 렉스턴 생산 현장

“G4 렉스턴이 출시되고 나서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잔업·특근을 하면서 몸무게가 6㎏이나 빠졌습니다. 월급은 많아졌는데, 월급 쓸 시간이 없을 정도입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명차(名車)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더 큽니다”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 (제공=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 (제공=쌍용자동차)

임상묵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팀 직장은 상기된 얼굴로 이와 같이 말했다. 쌍용차에 근무한 지 23년째라는 임 직장은 1998년 대우그룹 피인수, 2005년 상하이자동차(SAIC) 계열 편입, 2009년 기업회생절차 개시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5년 티볼리 출시 이후 공장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고, 올해 G4 렉스턴 출시로 눈코 뜰새 없이 바빠졌다고 했다.

28일 G4 렉스턴을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 평택공장을 방문했다.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이 공장은 86만m²(약 26만평) 부지에 조립라인 3개를 갖췄다. 국내 유일 프레임타입 전용 공장인 조립3라인은 G4 렉스턴, 코란도 스포츠를 혼류 생산한다.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8시간 근무를 하고, 최근에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잔업을 하고 있다. G4 렉스턴 출시 이후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토요일에도 출근해 8시간 특근까지 한다.

[르포]“월급 쓸 시간도 없다”…쌍용차 평택공장 G4 렉스턴 생산 현장

조립3라인 컨베이어 벨트에는 조립 중인 G4 렉스턴과 코란도 스포츠가 줄지어 서 있었다. 쌍용차는 G4 렉스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설비를 사용하지 않고, 300억원 가량 투입해 혼류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특히 용접라인은 사람이 전혀 작업하지 않고, 105대 로봇이 작업하는 100% 자동화시설을 갖췄다. 그 결과 조립3라인은 시간당 G4 렉스턴 25대를 만드는 생산력을 완비했다. 지난해 54%에 불과했던 가동률도 올해는 65%까지 확대될 것으로 쌍용차 측은 예상했다.

곽상환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3팀장은 “작업 자동화율을 높이면서 생산성이 향상됐고, G4 렉스턴은 총 47개 공정을 거쳐서 제작되는데 총 1시간 53분이 소요된다”면서 “현재 조립3라인은 월 평균 5000대 가량을 생산하는데, G4 렉스턴 비중이 70%, 코란도스포츠가 3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 (제공=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 (제공=쌍용자동차)

쌍용차는 최근 G4 렉스턴 생산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를 떠났던 60여명을 복직시켰다. 2009년 기업회생절차에 따라 직원 2646명을 해고했지만,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복직시켰고, 2015년 2월 티볼리 생산물량이 늘어나면서 40명을 더 회사로 불러들였다.

이번 복직자들은 G4 렉스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한 달간 교육훈련(OJT)를 마치고, 기존에 맡았던 직무로 돌아왔다.

쌍용차는 G4 렉스턴 출시를 통해 매출신장, 흑자전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노린다. 티볼리를 통해 정상화 기반을 다졌다면, G4 렉스턴은 SUV전문기업으로 위상과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G4 렉스턴은 연간 10만대 규모 티볼리와 함께 쌍용차 대표 플랫폼으로 중장기 발전전략 실현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송승기 쌍용자동차 생산본부장 (제공=쌍용자동차)
송승기 쌍용자동차 생산본부장 (제공=쌍용자동차)

조립3라인은 내년 차세대 픽업트럭 'Q200'까지 가세하면 생산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Q200 생산 시점에 맞춰 올 연말에 300억원가량을 투입해 생산라인을 개량한다. 이를 통해 코란도 스포츠 후속 모델인 Q200은 시간 당 27대까지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송승기 쌍용차 생산본부장(상무)은 “현재 조립 2라인은 시간당 평균 22대를 생산하고, 월 평균 5000대 가량을 생산하지만, Q200이 양산되는 시점에는 생산 물량이 초과된다”며 “조립3라인도 조립1라인처럼 2교대로 가게 될 것이고, 생산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 (제공=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을 생산하는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조립3라인 (제공=쌍용자동차)

한편 쌍용차는 중장기 포트폴리오 입각해 내년 픽업트럭 'Q200', 2019년 출시하는 콤팩트 SUV 'C300', 2020년 코란도 투리스모 후속 MPV 등 다양한 차종을 개발해 '전문 SUV 메이커'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평택공장에서 25만대를 생산해 가동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 또 1.5 터보 GDi, 2.0 터보 GDi 엔진을 개발해 2019년 티볼리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C200 등에 적용해 모델 다양성도 추구한다.

평택=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