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됐지만, 그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해도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심진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연구그룹장은 “4차 산업혁명을 바르게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ETRI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간한 4차 산업혁명 해설서 '대한민국 제4차 산업혁명-새로운 미래를 위한전략과 통찰, IDX'를 집필한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정계와 재계, 학계 등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경쟁하듯 사용하고는 있지만 정작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곳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관과 지자체 및 기업들이 의미도 모르고 4차 산업혁명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심지어 '4번째 산업 혁명'이라는 본래의 뜻은 사라지고 '4차 산업'을 혁명하자는 취지로 오해하는 곳도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거대한 흐름이다.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따라가는 시늉만 해서는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심 그룹장이 이번에 출간한 책에서 강조하고 싶어 한 얘기다.
심 그룹장은 4차 산업혁명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센서로 연결한 사회로 보았다. 여기서 나온 방대한 정보가 강력한 인공지능(AI)을 탄생시키고, 오감으로 인간에게 전달된다. ETRI가 주창한 초연결·초지능·초실감 사회, IDX(Intelligent Digital X-formation)와도 맞닿아 있다.
“미래 경쟁력은 방대한 정보 수집 체계와 축적된 결과물을 분석할 수 있는 지능,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에서 추구할 핵심 가치입니다.”
심 그룹장은 이런 4차 산업혁명의 의미를 바로 알고 현실화한다면 우리나라에 '전에 없던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은 접할 기회조차 없던 1~2차, 선진국을 따라가기 벅찼던 3차와 다르다. 세계 모두가 큰 격차 없이 동일한 출발선에 서 있다. 노력 여하에 따라 세계를 선도하느냐, 도태하느냐의 기로가 갈린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첫 단추로 '정보의 칸막이를 허무는 일'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기관이 각각의 데이터를 생산하지만, 공유와 활용의 미덕은 발휘하지 못해 동떨어져 있는데다 표준화도 안돼 유의미한 자료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통계를 만드는 국가임에도, 이를 통합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각각의 정보를 취합해 의미 있는 정보를 뽑아낸다면 행정, 산업 분야에서 전에 없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단언했다.
현행 연구개발(R&D) 체계에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에 주도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처, 부처별 예산의 벽을 없애고 관련 R&D를 강화해야한다는 것이다. 연구기관의 연구 자율성을 높이는 것에도 무게를 뒀다.
그는 이어 “4차 산업혁명 선도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수반돼야 하고, 정부의 올바른 방향설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조금이라도 이른 시점에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깨우치고, 각 분야에 희망의 씨를 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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