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보팅제도가 올해 말 폐지되면서 상장사에 비상이 걸렸다. 폐지에 대한 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회장 정구용)와 코스닥협회(회장 김재철)는 윤상직·김성원(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함께 2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섀도보팅제도 폐지에 따른 주주총회 정상화 방안' 정책세미나를 공동 개최했다.
섀도보팅제도는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은 주주 의결권을 예탁결제원이 찬반 비율에 맞춰 중립적으로 행사해 합법적 주총 결의를 돕는 제도다. 주주총회 성립이 어려운 기업을 위해 1991년 도입됐다. 주주총회 활성화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12월 31일 폐지를 앞뒀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김재범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총회 정상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협회 설문조사를 인용해 섀도보팅제 폐지시 감사 선임 의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가 최대 1106개사(78.7%)에서 최소 473개사(33.6%)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또 감사위원 선임 의안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회사는 최대 143개사(33.6%), 최소 35개사(8.2%)에 이를 전망이다.
김 교수는 주총 결의시 발행주식총수 요건을 삭제하고 출석 주식 수만으로 결의를 가능케 하는 내용과 감사 선임시 3% 초과주식 수를 발행주식총수에서 제외하는 명확한 근거 마련을 위해 상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일 이런 조치가 연내 마련될 수 없다면, 폐지를 다시 유예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백 대아티아이 부사장과 추형식 영진약품공업 부장은 기업실무 경험에 비춰 대다수 소액주주는 의결권행사보다 단순 투자목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섀도보팅제도를 유지하거나, 상법개정을 통해 결의요건을 완화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 해결 방안이라고 발제자 의견에 찬성했다.
이에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전문위원은 “주주총회 일정 분산과 전자투표 활성화를 위한 기업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정준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총회결의요건 완화보다 상법상 서면투표와 전자투표제도가 활성화 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제도의 2017년 실제 행사율이 각각 2.1%와 2.2%에 그쳤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