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文, 백악관 환영만찬서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

문재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이식(移植)한 나라는 미국으로, 한국의 성공은 미국의 보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진행된 공식 환영 만찬 행사장에서 “한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해방국으로는 유일하게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미 정상 간 백악관 만찬은 2011년 10월 14일 이명박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의 만찬 이후 6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있었던 경제적 성과에 대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도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해결한다면 미국의 어느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한 위대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 또한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과거에는 북한 문제가 중요하다면서도 실제 행동은 하지 않았는데,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힘에 기반한 외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했지만 나는 문 대통령이 당선될 걸 알고 있었다”며 “아주 환상적인 일을 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핵 문제와 한·미 FTA 등 갈등이 예고된 사안에 대해선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북한, 무역 등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 우리 국민과 토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정상회담에서) 그것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늘어질 수도 있다”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해 마련한 백악관 환영만찬의 메인 메뉴는 겨자를 발라 구운 도버 솔(생선)과 차이브 버터로 요리한 허브 '칼로리나 골드(캐롤라이나산 황금미)' 비빔밥이었다.

일각에선 백악관 만찬의 메인 메뉴가 비빔밥인 것을 두고 다소 의외라고 평가했다. 쌀밥과 고추장, 여러 가지 색깔의 나물이 어우러지는 비빔밥은 화합과 협력 등을 상징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비빔밥의 이런 의미를 고려해 이날 만찬의 메인 메뉴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당초 이날 만찬은 오후 6시부터 7시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20분 넘긴 7시50분에 끝났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내외에 백악관 3층에 있는 자신의 사적 공간과 링컨 전 대통령의 침실을 보여주겠다고 권유하면서 10여 분 간 더 머물러 8시 5분에 행사가 마무리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상견례 및 환영만찬에 앞서 방명록에 '한미 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 2017. 6. 29.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적고,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한편 두 정상은 이날 첫 만남에서 4초 간 악수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 행동 없이 얼굴에 미소를 띠며 격의 없는 악수를 교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동행한 김정숙 여사에게도 손으로 자리를 안내하며 친근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는 비취색 한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워싱턴 D.C(미국)=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