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AI를 선도한다]<12>산학협력단, 기술과 기업연결 플랫폼 구축... 실증화 체계구축도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이 기반이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기술을 토대로 새로운 산업 모델과 이윤 창출을 돕는 일이다. 단순히 훌륭한 기술을 개발하기만 하는 것은 반쪽짜리 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앞서가기 위해서는 기술과 기업의 원활한 연계를 염두에 둬야 한다.

기업의 미래 수요를 예측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미 개발한 기술은 적재적소에 연결해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기술 창업 스타트업인 '유니콘 기업'이 부쩍 늘었다. 기회를 살려야 한다.

KAIST(총장 신성철)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창업혁신 과정을 시작했다. AI를 비롯한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진행하는 '교육·연구 혁신'과 연계해 학내에서 개발하는 수많은 기술을 기술에 목마른 기업에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혁신과 연구혁신 성과를 창업 혁신을 통해 결실을 맺도록 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핵심은 '수요 기술 기반 산업 지원'이다.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기존 기술공급자 위주의 산업·기업지원 체제에서 탈피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예상되는 수요 기술을 선제 개발, 기업에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KAIST가 개발한 기술이 곧바로 가치 창출로 이어갈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최경철 KAIST 산학협력단장(가운데), 산학협력단 센터장들이 기술창업 혁신 방안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최경철 KAIST 산학협력단장(가운데), 산학협력단 센터장들이 기술창업 혁신 방안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

창업혁신의 주역은 KAIST 산학협력단이다. 산학협력단은 1994년 처음 설립된 후 20여년 동안창업, 기술이전 사업화에 역점을 뒀다. 기술사업화 혁신으로 기업의 어려움을 도와주고 기술애로를 해결하는 상생파트너를 자처했다.

4차 사업혁명 시대에 대비해서는 기업 지원 극대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두 가지 사업에 사활을 건다. 기업에 기술이나 서비스를 시간 틈새 없이 제공하는 '와이어투와이어 기업공감센터'가 그 첫 번째다. 와이어투와이어는 출발점과 결승점을 뜻하는 경마·골프 용어로 경기 내내 1위를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기업공감센터가 그리는 미래는 각종 사업기획, 연구개발(R&D), 상용화 과정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지원하는 O2O 플랫폼이다. 온라인에서 기업의 기술 수요 분석, 사업화 가능성을 제시하면, 오프라인에서 KAIST 전문가가 참여해 상용화 가능성을 따지고 최적의 시장 진입 시점을 제시하는 식이다. 기업의 시행착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KAIST 산학협력단이 구축하는 '와이어투와이어 기업공감센터' 개념도
KAIST 산학협력단이 구축하는 '와이어투와이어 기업공감센터' 개념도

기업공감센터는 정보 수집 및 조언을 전담하는 '리서처랩', 제품화 가능성을 파악하는 맡은 '비욘드랩'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첨단 기술을 활용한다. 리서치랩은 첨단 AI 기술을 이용해 기업의 사업기획 및 시장 분석을 돕는다. IBM이 개발한 AI '왓슨'처럼 수요자가 원하는 정보를 취합해 맞춤형 지원한다.

우선 정보를 자동학습하는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고, 여기에 국내외 기업, 시장정보를 입력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해 효과적인 조언자 AI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것을 이용해 기업에 최적의 관련 전문가, 기술 분야를 제시한다. 구체적 요청기술 사업화 가능성, 시장 출시 조건, 경쟁제품 및 기업정보를 레포트 형태로 제공해 기업의 향후 의사결정을 돕는다.

리서치랩으로 사업 아이디어를 얻으면 비욘드랩에서 제품 생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비욘드랩은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 가상세계에서 미리 시제품을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앞으로 만들 제품이 어떻게 설계되고 구현될지를 파악한다. 비싼 비용을 들여 시제품을 만들기 전 제품화 성공 가능성을 미리 점쳐볼 수 있다. 산합협력단은 기존 기업, 스타트업을 꿈꾸는 예비창업자를 포함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이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산학협력단이 기획하고 있는 수요자 주도 실증화 플랫폼의 구조.
산학협력단이 기획하고 있는 수요자 주도 실증화 플랫폼의 구조.

산학협력단은 스타트업 창업 결과물이 더욱 면밀한 실증화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수요자 주도 실증화 플랫폼'을 구축한다.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리빙랩' 방식의 테스트베드를 도입한다. KAIST 문지캠퍼스 안에 공간을 꾸려 사용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하고 의견을 제시하게 한다. 올해부터 제품 평가기준, 사용자 풀을 비롯한 시스템 구축 작업에 나선다.

산학협력단은 기업공감센터 및 실증화 플랫폼을 사물인터넷(IoT) 창업, 제품 개발에 우선 적용한다. 운영 노하우를 확보한 뒤 다른 분야로 적용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밖에 창업과 연계된 엔지니어링, 컨설팅, 인증을 종합 연계한 협업 네트워크도 확대 구축한다.

최경철 산학협력단장
최경철 산학협력단장

최경철 산학협력단장은 “KAIST는 즉각적 기업 지원이 가능한 기업공감센터 및 O2O 플랫폼, 시장실증화 플랫폼으로 시제품 제작에서 실증분석까지 이어지는 기업 지원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벤처기업 창업을 활성화하고, 기존 중소기업 성장과 우리나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