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에서 모든 효율은 모터로 귀결되고, 모터 효율 해답은 인버터 기술에 있습니다. 특히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하드웨어도 결국 인버터 기술이 핵심입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나민수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 모터연구실장은 인버터 기술이 LG전자 경쟁력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나 실장은 1992년 LG전자 입사 후 25년간 모터 연구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다. LG전자 모터연구실이 금성사 태동기인 1962년부터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그 역사의 절반을 함께했다.
그는 인버터 기술이 가전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다가올 AI 시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실장은 “딥러닝이 AI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라면, 인버터 모터는 AI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하드웨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반 정보를 수집해 사용자에게 꼭 맞게 운전할 수 있도록 SW가 명령을 내리는데, 정속형 모터는 이를 구현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인버터 기술은 필요한 타이밍에 필요한 만큼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인버터 모터는 컴프레서와 모터에 공급하는 전력을 원하는 전압과 주파수로 변환하는 '인버터' 기술을 적용한 모터다. 정속형 모터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고효율 가전에 적합하다.
LG전자는 정수기나 청소기 등 소형 가전에도 높은 에너지효율을 낼 수 있도록 모터를 소형화·고성능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대형가전에 들어가던 인버터 모터를 소형화한 결과물이 'LG 코드제로 핸디스틱'이다.
그는 “핸디스틱 코드제로 A9에 채용한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은 직경 10㎝ 미만이지만 분당 회전수는 10만 RPM으로 비행기 터빈을 능가한다”면서 “이는 가전제품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코드제로 A9용 모터 개발에는 4년이 걸렸다. 소형화된 모터가 10만RPM의 힘을 낼 때 생길 수 있는 발열이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해야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독보적인 '센터링' 공정으로 대책을 마련했다. 모터 회전축을 직각으로 세워 흔들림을 최소화하고, 회전축과 본체 마찰을 없애는 기술이다. 코드제로 무상보증 기간이 10년이나 되는 비결이다.
나 실장은 “코드제로 A9은 모터연구실 연구개발(R&D) 역량의 결정체”라며 신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LG전자 모터연구실 모토는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한다'”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모터가 가전제품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함지현기자 goh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