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 자원개발에 ICT 녹인다...베이커휴즈 인수 마쳐

자원개발 현장에 석유·가스정 현장 장비 작동 상황을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자동화 장치를 설치하는 모습
자원개발 현장에 석유·가스정 현장 장비 작동 상황을 원격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자동화 장치를 설치하는 모습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세계 3위 유전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를 인수하고 자원개발 서비스 사업에 나선다.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자원 개발 현장에 녹인 '디지털 오일 필드'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GE는 이번 인수로 신재생에너지, 화석연료를 아우르는 에너지 사업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GE는 세계 유전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새 회사의 이름은 '베이커휴즈 GE'다. 세계 120개국 원유·가스 개발 현장에 △최첨단 설비 △서비스 △디지털 솔루션을 동시에 제공한다. 연간 매출은 230억달러를 내다본다. 유전 서비스 분야 2위 기업으로 도약한다. 지분은 GE가 62.5%, 베이커휴즈가 37.5%를 소유한다. 자원개발 서비스 공룡 기업 슐럼버거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GE는 '디지털 오일 필드'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디지털 오일 필드는 자원개발현장에 ICT를 접목해 석유가스전 현장 상황을 실시간 관찰하고, 탐사·생산 전 과정을 자동화해 온라인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현장에 다니면서 파악할 필요 없이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광구 정보를 얻는다.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가 보유한 노후 유전 세마랭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이 협력해 원격 관리·분석·통제 시스템을 적용했다. 이후 하루 원유생산량은 5000배럴에서 2만배럴로 4배 뛰었다. 자원개발 관리 소프트웨어(SW) 등 과거에도 자원개발과 ICT의 접점이 있었지만 최근엔 IoT, 빅데이터 분석, 무선통신 등 기술을 융·복합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케츠 앤드 마케츠(Markets & Markets)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10년 내 40조원 규모로 성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SAP, HP 등 대표 ICT 기업도 모두 이 영역에 뛰어들었다. 저유가 환경에서 채산성이 좋은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GE는 자원개발과 ICT 결합으로 생산성이 평균 5% 가량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브릴리언트 팩토리 솔루션을 자원개발 현장에 공급한다.

제프 이멜트 GE 회장은 “베이커휴즈 GE는 어떤 환경에서도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면서 “자원개발 사업의 ICT 역량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GE는 이멜트 회장 체제에서 사업 사업단순화, 주력 사업 고도화에 속도를 냈다. 2015년 소비자 금융과 부동산 사업을 접은데 이어 이듬해 소비자 가전사업을 매각했다.

에너지 사업 영역은 넓혔다. GE는 자원개발 투자, 액화천연가스(LNG)발전, 열병합발전, 풍력발전 핵심 설비인 터빈 제조를 축으로 에너지 사업을 강화했다. 베이커휴즈 인수로 신재생에너지, 화석연료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박희원 에너지홀딩스그룹 회장은 “현재 에너지 시장의 화두는 '믹스(Mix)'”라면서 “GE가 신재생·LNG발전 핵심 기술부터 자원개발 투자, 서비스에 특화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에너지 믹스 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GE는 전통 산업에 최신 ICT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의 구체적 사례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