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임팩트 투자 확대 분위기와 더불어 사회책임투자(SRI)도 덩달아 관심이 커지고 있다. SRI는 지배 구조가 우수하거나 친환경 기업, 일자리 창출 등 사회 책임을 적극 이행하는 기업 등을 선별해 투자한다. 일명 '착한 펀드'로 불리기도 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5월 '하이사회책임투자' 펀드를 출시했다. 8년 만에 시장에 다시 등장한 SRI펀드다. 삼성자산운용도 이른 시일 내에 SRI펀드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일반 펀드가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종목을 고른다면 SRI펀드는 환경, 사회, 지배 구조 등 비재무 요인(ESG)를 고려해 기업을 선정한다.
유럽은 전체 펀드 자산의 절반 이상이 SRI 원칙을 기반으로 운용된다. 반면에 한국 SRI 공모펀드는 2000억원에 불과하다. 200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전체 공모펀드 가운데 1%도 채 되지 않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연기금과 공모펀드, 우정사업본부가 운용하고 있는 전체 SRI 시장 규모는 7조8650억원으로 집계된다. 전체 시장에서 연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9.76%에 달한다. 공모펀드 비중은 8.65%에 불과하다. 국내 SRI 연기금 의존도는 매년 강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SRI펀드는 임팩트투자와 구분된다. SRI펀드가 기존의 펀드 운용에서 발생하는 사회·환경 피해 최소화에 집중한다면 임팩트 투자는 긍정 역할을 하는 기업을 발굴하는 적극 방식의 투자를 의미한다.
학계에서는 임팩트 투자 및 SRI펀드 확대가 방향성을 공유하는 만큼 추후 지속 확대될 여지가 크다고 말한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SRI펀드와 임팩트 투자는 엄밀하게 구분해야 한다”면서 “SRI 투자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자산운용업계 중심으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도 SRI펀드 투자 확대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류 대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우선 배당 확대와 지배 구조 개편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SRI 투자를 하는 기관은 스튜어드십코드에 SRI 관련 내용을 담아 기업에 사회 책임을 요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사회책임투자포럼 관계자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대는 기관투자자의 SRI 확산에 어떤 식으로든 긍정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가재정법의 기금 조항에 국민연금법처럼 ESG 고려와 공시 의무 등을 명시한다면 공공연기금의 SRI를 더욱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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