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방전을 거듭하며 발생하는 전지 성능 저하를 나노 단위에서 예측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상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계산과학연구센터 박사팀은 전지 성능을 떨어뜨리는 전극 계면 반응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자체 개발한 '리액티브 포스 필드' 시뮬레이션 기술로 실리콘 전극과 다양한 전해질 간 화학 반응을 예측한다.
리튬이온전지는 밀도가 높고 무게가 가벼워 휴대폰,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등에 널리 이용된다.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전극 표면의 산화·환원 반응 때문에 전극-전해질 계면막(SEI)이 생긴다. 계면막이 쌓이면 전지 성능이 떨어진다.
연구팀 아이디어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 나노 단위로 전극 계면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다. 기존 분석 장비로는 계면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개발된 시뮬레이션은 계면막의 가스 방출을 실시간 감시한다. 각 가스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제어 방법을 제시한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기술을 온라인 플랫폼 'iBat'에 탑재했다. 그래픽사용자인터페이스(GUI)로 작동한다. 계산전문가가 아닌 일반 연구자도 쉽게 계면막 형성을 예측할 수 있다. 누구나 쓸 수 있도록 온라인에 무상 제공한다.
계면막 시뮬레이션은 전지 성능, 수명,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지-전해질 계면막은 전지가 부풀어오르거나 폭발하는 사고와도 관련이 깊다. 계면막 형성을 예측하면 안전하고 우수한 전해질·첨가제 조건을 정립할 수 있다. 탈리튬계 이차전지, 연료전지·촉매 개발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상수 KIST 박사는 “전해질 종류에 따라 각종 전극 표면의 계면 반응을 예측해 우수한 전해질, 첨가제 개발 비용, 시간을 줄인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기존 계산과학기술 한계였던 소규모 샘플링 방법을 극복해 실제 실험과 유사한 결과를 도출한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피지컬 케미스트리 레터스'에 실렸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한 KIST 기관고유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