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호 무학 회장, 경영 복귀 1년…공격적 사업확장 눈길

최재호 무학 회장, 경영 복귀 1년…공격적 사업확장 눈길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주업체 무학 오너 최재호 회장이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지 1주년을 맞았다. 최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지역 소주업체였던 무학을 전국 시장으로 진출시켰다. 이제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경영에 복귀한 최 회장은 최근 사내 게시판에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주류업계에 어려움이 있으나 힘들수록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자”고 직원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무학 창업주 최위성 명예회장 둘째 아들로 1988년 1월 기획실장으로 입사한 뒤 1994년 대표이사 사장, 2008년 무학그룹 회장에 올랐다. 최 회장은 16.9도 '좋은데이'를 출시하며 국내 소주업계에 저도 소주시장을 만들었다. 또 투명한 소주병 일색이던 시절 처음으로 녹색병을 도입했다. 오프너로 따는 병마개 대신 손으로 돌려 따는 방식을 채택하는 등 소주업계에서 파격적 행보로 주목받았다.

19년간 대표이사 자리에서 저도주 '좋은데이' 성공적 시장안착을 이끌어낸 최 회장은 2013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무학 좋은데이나눔재단 이사장과 경남메세나협의회장, 무학위드 대표이사 등을 맡아 지역 사회공헌 활동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했다.

최재호 무학 회장, 경영 복귀 1년…공격적 사업확장 눈길

지난해 복귀한 최 회장은 2018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위치를 견고히 한 뒤 2019년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 경영복귀 후 실적을 개선하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는 등 무학 변화를 주도했다.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05억원, 1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660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한 작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최 회장은 지난달 베트남에서 보드카 등을 생산, 판매하는 주류회사 '빅토리(VICTORY)'를 인수하며 해외 공략도 시작했다. 최 회장은 주류업체 해외 진출시 최대 걸림돌인 주류제조면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택했다.

빅토리사는 증류주 제조 면허를 보유하고 있어 회사를 인수할 경우 면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등 경쟁 주류업체는 해외 법인을 설립해 국내에서 생산한 뒤 수출 판매하고 있지만 최 회장은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국내 주류업체의 해외 공장 설립은 업계 최초다.

최 회장은 베트남 법인과 공장 설립을 계기로 소주 세계화와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베트남을 거점으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무학은 베트남 공장을 가동할 경우 창원1공장, 창원2공장, 울산공장과 현재 준공 중인 충주공장과 함께 5개 공장을 거느린 대형 주류업체로 변모하게 된다.

수입맥주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경영 복귀 이후 최 회장은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사업목적에 '주류 수입 및 판매'를 추가하고 지난달 미국 라거 맥주 '팹스트 블루리본' 국내 독점 수입·판매를 시작했다. 최근 수입맥주 인기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과일소주, 전통주, 스파클링 와인 등을 취급하고 있는 만큼 수입맥주를 추가해 종합주류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복안이다.

주력제품인 '좋은데이' 리뉴얼도 단행했다. 참숯세라믹 여과공정과 클린에어 공법을 도입하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했고 패키지도 젊고 친근하게 변경했다.

최 회장은 외형적 성장에 맞춰 사회공헌 활동 범위도 넓히고 있다. 무학이 100% 출자해 설립한 좋은데이나눔재단은 2013년 35억원, 2014년 20억원, 2015년 30억원, 2016년 50억원 등 출연금을 늘려가고 있다.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에서 장삭과 문화예술 지원, 연구개발 지원 등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최 회장은 “작은 실천이 큰 사랑나눔으로 확산되는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