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학은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로 표현된다. 개인 맞춤형 치료법은 물론 궁극적으로 질병을 예측, 예방하는 데 가치를 둔다. 인공지능(AI) 기반 질병 예측시스템이나 진단지원 도구가 현대의학을 구현할 핵심 자산이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의료정보산업을 지탱할 뼈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딥러닝 기술 기반 AI가 의료기기 분야로도 본격 적용되기 시작했다. 폐·심장질환·유방암 등 각종 암, 치과 영역에 이어 뇌졸중까지 질병을 검진하는 분야로 도입이 확대된다. 시장 요구에 맞춰 의사 진단을 돕는 헬스케어 AI 개발에 뛰어드는 기업도 늘고 있다.
병원, 기업 등은 빅데이터 기반 AI 시스템 개발에 열중한다. 폐, 심장, 뼈, 뇌, 이비인후 질환 등 적용 분야도 넓어지고 있다. 의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병변을 ICT로 해소하거나 도서, 산간 등 의료 서비스가 열악한 곳에 의료서비스를 지원할 솔루션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장은 급변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움직임이 더디다. 정부는 지난해 인공지능, 빅데이터 적용 의료기기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시장 요구를 수용할 만큼 세밀하지 못하다. 적용 대상과 기술도 제한적이다.
AI는 데이터를 꾸준히 학습한다. 그 만큼 지속적 업그레이드는 불가피하다. 시스템 변경에 대한 세부지침이 없다. AI 시스템을 진단에 확대 도입할 경우 의사에게 어느 정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법리적 해석도 필요하다. 의료기기로 허가된 AI 시스템에 대한 수가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AI가 접목된 의료기기에 대한 신규 수가를 책정할 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무엇보다 국내에선 의료용 빅데이터·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허가된 사례가 없다. IBM이 개발한 '왓슨 포 온콜로지'는 의료기기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분류된다. AI를 의료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윤대원 SW콘텐츠부 데스크 yun197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