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파업 돌입…현대·기아차도 초읽기

국내외 판매 부진으로 고전 중인 자동차 업계 노조가 파업 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가 7일 파업을 가결한 데 이어 현대·기아차도 파업 수순을 밟고 있어 올 하반기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마산항 수출부두에서 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쉐보레 스파크.
마산항 수출부두에서 선적을 대기하고 있는 쉐보레 스파크.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6일과 7일 양일간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노조원 68.4%의 찬성을 얻었다. 앞으로 열흘간의 조정 기간 후 본격적인 파업에 나선다.

한국지엠은 △기본급 5만원 인상 △연말까지 성과급 400만원 지급 △협상 타결 즉시 500만원 격려금 지급 등의 협상안을 내놨다. 노조는 임금 조건 외에 △8+8시간 주간 연속 2교대제 월급제 시행 △공장별 생산 물량과 차종 확약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이견을 줄이지 못했다.

한국지엠은 현재 GM 본사의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생산 물량이 크게 줄었다. 제임스 김 사장까지 돌연 사임하면서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제기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한국지엠의 6월 글로벌 판매 대수는 4만36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감소했다. 지난 3년간 누적 순손실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한다.

현대차 노조도 6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올해도 파업을 벌이면 6년 연속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24차례에 이르는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로 14만2000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어 3조1000억원의 손실을 냈다.

앞서 기아차 노조도 지난달 30일 파업 준비를 위한 쟁의 발생을 결의하고 이달 3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달 29일 사측의 통상임금 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총액임금을 더 늘려야 한다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