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신영환 한진택배 사업본부장은 “당일 배송 서비스인 파발마 사업을 확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원더스는 자체 오토바이 배달 인력을 갖춘 물류 스타트업이다. 서울 전 지역을 4시간 이내에 배달한다. 한진은 파발마 배송을 원더스에 맡겼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결정이다. 주문을 넣고 이튿날 물건을 받는 익일 택배 위주 서비스에 당일 배송 옵션을 추가한 것이다.
한진에 파발마는 아픈 곳을 긁어 주는 사업이다. 놓치고 있던 개인택배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전략 가운데 하나다. 신 본부장은 “전체 택배 시장 대부분이 기업과 소비자 간 배송에 몰려있다 보니 개인 간 거래 영역에는 소홀한 게 사실”이라면서 “원더스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한진은 원더스와 상생의 길을 택했다. 파발마와 원더스를 동시에 알리는 데 주력한다. 이미 파발마 서비스에 사용하는 택배 운송장에는 원더스 표시를 넣었다. 파발마 홈페이지와 전단에서도 원더스를 홍보하고 있다.
사업 확대 기회도 준다. 원더스는 현재 서울 지하철역 5곳에 설치된 물품보관함을 창고 삼아 배송에 나선다. 처리 가능 물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한진은 자체 택배 터미널을 원더스와 공유, 시너지 효과를 낼 계획이다. 신 본부장은 “택배 화물 이동이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주간에 영업하는 원더스와 터미널을 공유한다면 서로 운영상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고도화도 추진한다. 파발마에 '실시간 배송 정보 제공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택배기사에게 최적의 이동 경로를 안내한다. 한진만의 자체 기술이 녹아 있다. 아직은 일반 택배 서비스에서만 구현된다. 파발마에도 도입할 구상이다. “카카오택시처럼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파발마 서비스를 설계하겠다”는 게 신 본부장의 생각이다.
제2 원더스 찾기에도 나섰다. 원더스와 연을 맺게 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내의 유망한 스타트업을 물색하고 있다. 한진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지원 기업이다. 신 본부장은 “스타트업 혁신 사례와 정신을 한진 조직에 배이게 해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면서 “자금과 판로가 부족한 스타트업에도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