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등 소비자 기기용 반도체 시장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매년 신제품이 나오죠. 자동차는 전혀 다릅니다. 보수적이예요. 검증되지 않은 회사 제품을 쓰지 않으려 합니다. 그들이 요구하는 안전 요구사항을 분명하게 충족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아트 드 제우스 시높시스 최고경영자(CEO)는 10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시높시스는 매출액 기준 반도체 전자설계자동화(EDA)툴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반도체 설계시 사용하는 레이아웃 구성, 분석, 검증 소프트웨어(SW)를 공급한다. 각종 프로세서와 메모리 코어, 이들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설계 지식재산(IP)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나 인텔 등 세계 굴지 업체가 시높시스 설계 SW와 IP를 구매해 반도체를 개발한다. 자동차 반도체를 설계 생산 판매하는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역시 고객사다.
제우스 CEO는 “자동차 기능안전 요구사항을 정리한 국제표준 ISO26262를 충족하려면 최종 제품의 신뢰성뿐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 역시 표준에 맞춰져야 한다”면서 “시높시스의 다양한 설계 검증툴을 활용하면 이 같은 안전 프로세스를 준수하면서도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ISO26262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시높시스 프로세서 코어와 인터페이스 IP 역시 차 반도체 업체가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게끔 돕는 솔루션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시높시스는 ISO26262 요구사항을 빠르게 만족시킬 수 있는 IP제품군을 두루 보유하고 있다.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MCU)에 탑재할 수 있는 ARC 시리즈 코어와 차량 내 통신 인터페이스인 CAN용 통신 프로토콜용 IP 등이 대표 제품이다.
제우스 CEO는 “과거에는 반도체나 자동차 전장 업체가 시높시스의 주요 고객사였지만, 최근에는 현대자동차를 포함, 주요 완성차 업체도 시높시스 제품을 구매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접 개발에 나서기도 하지만 협력사에 필요한 부품을 요구할 때 이를 검증하기 위해 자사 솔루션을 활용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제우스 CEO는 지난주 열린 연례 고객사 테크 세미나 행사 기조연설차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경제적 칩 생산 관점에선 무어의 법칙이 종료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은데, 반도체가 탑재되는 영역이 '사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이 법칙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 때문에 시높시스의 성장세 역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스마트 에브리싱'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자동차 역시 이 범주에 속한다.
제우스 CEO는 이러한 스마트 에브리싱 시대가 열리면 SW 보안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높시스는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M&A) 활동으로 SW 설계시 보안 측면에서 이를 검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주력 제품군으로 키우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