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금융IT기술로 동남아시장 잡는다...태국3위 증권사에 HTS·MTS 수출 성사

대신증권이 인도네시아에 이어 태국에 온라인트레이딩시스템을 수출한다. 단발성 수출 계약이 아닌 수수료를 공유하는 형태다. 국내서 인정 받은 금융IT 인프라 수출로 해외 진출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대신증권은 10일 서울 을지로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태국 부앙루앙증권과 온라인주식거래 플랫폼 수출을 위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대신증권은 태국 부알루앙증권에 주식거래시스템(HTS) '사이보스'와 모바일용시스템(MTS) '사이보스터치'를 구축하고 시스템 유지보수와 업그레이드까지 제공한다. 대신증권 시스템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수수료 일정 부분을 부알루앙증권과 공유한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말 부알루앙증권과 체결한 전략적 제휴 협약(MOU)에 따른 절차다. 부알루알증권은 태국 3위 증권사다.

실제 태국 주식시장은 급성장세를 이루고 있다. KOTRA 등에 따르면 태국 종합주가지수(SET지수)는 상반기 중 아세안(ASEAN) 국가 가운데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5년말 1288으로 마감했던 SET지수는 지난해 6월 1400선을 돌파한데 이어 10일 현재 1540선으로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도 꾸준한 순매수를 이어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번 계약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대신증권은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 만디리증권에 HTS를 수출하면서 금융IT를 통한 시장 확대를 꾸준히 추진했다. 지난해 MTS 수출도 성사한 바 있다.

대신증권은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해 동남아시아 지역 자본시장 기술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 IT 기술을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지법인에 대한 사안은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IT 수출확대와 투자은행(IB) 업무 등 동남아시장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번 인프라 수출은 국내 최초 HTS인 사이보스 개발 등 대신증권의 차별화된 기술력에서 비롯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영업력을 바탕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다른 사례와 달리 기술로 승부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라며 “한국의 우수한 온라인트레이딩서비스 기술을 활용한다면 동남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는 “큰 폭으로 성장하는 태국 증권업계의 변화를 주목해 왔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시장의 특성 상 선제 투자와 협력을 통해 부알루앙증권이 태국을 선도하는 증권사로 발돋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을지로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사진 왼쪽)와 피쳇 시띠암누아이 부알루앙증권 대표가 온라인 협력사업 계약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0일 서울 을지로 대신파이낸스센터에서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사진 왼쪽)와 피쳇 시띠암누아이 부알루앙증권 대표가 온라인 협력사업 계약에 서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