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 판매 위기 극복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시장 '판매 60% 이상 급감'이라는 충격적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조치다.

10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는 가각 연구소·마케팅·상품팀 소속 전문인력 구성된 100명 여명의 '중국시장 경쟁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중국 현지와 수시 정보교환, 대책 마련에 집중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TF”라며 “앞서 제네시스 중국시장 진출 준비를 위해 현대차 중국 사업본부 아래 구성된 TF와는 별개 TF로, 현대·기아차 본사에서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룹 내 이슈에 따라 다양한 TF가 조직됐지만, 150여 명 규모는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재 현대·기아차가 중국 실적 부진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번 TF는 정의선 부회장이 깊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정 부회장은 중국 현지 생산·판매법인 북경현대(BHMC)와 생산 시설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편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6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에서 각각 3만5000여 대, 1만7000여 대를 팔았다. 이는 작년 6월과 비교해 64%, 62% 급감한 수치다.
이 추세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대·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중국시장에서 판매 목표 195만대의 60% 이상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국시장 차질물량만 올해 약 120만대에 이르고, 국내외 올해 판매량도 목표(825만대)보다 120만대가 적은 700만대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런 중국시장 부진 현상을 현대·기아차는 주로 한·중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갈등' 영향으로 설명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근본적 경쟁력 약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달 18일 '사드 문제가 자동차 업계에 미친 영향과 향후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한국 자동차의 중국 판매 감소는 사드 문제라기보다 기업 경쟁력 약화가 중국시장 고전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