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키우기 위한 새로운 금융허브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국내 자본시장을 세계적 금융허브로 키울 시기가 됐습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북아 금융허브라는 구상이 잘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외국계 은행과 운용사가 철수하는 상황이 될 정도로 정체 상태에 놓였다”며 동북아 펀드 중심지 정책을 다시 수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이제 우리 자본시장이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할 때”라며 “자본시장이 좀 더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모험가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자본시장을 규율하고 있는 법체계를 원칙 중심 규제체계로 전환하고 투자자 관련 규제도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반 투자자에 대해서는 촘촘하게 관리하고 전문투자자에 대한 보호는 사전검열 등 필요 없이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으로 바꿔야 한다”며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비롯해 증권사들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처럼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겪고 있는 각종 애로사항을 반영한 '증권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이달 중 정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증권사 실무진, 외국계 증권사 등과 만나 국내 금융투자업계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한 데 담은 보고서다.
황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정책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원인을 금융투자업계의 잘못된 관행에서 찾았다. 그는 “증권사와 판매사들이 고객 이익을 권하기 보다는 자기 회사 이익을 앞세운 사례가 그간 많이 있었다”면서 “단기실적보다는 고객 이익 우선하는 문화를 5년만 이어간다면 자본시장에도 새 문화가 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