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의 해체 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 관련 특허출원이 활발하다.

11일 특허청에 따르면 방사성 오염물질 흡착제 관련 기술이 2010년부터 올해 4월까지 총 61건이 출원됐다.
2010년 1건에 불과했던 출원건수는 지난해 15건으로 6년만에 15배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6건 출원됐다.
이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흡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술 개발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원된 특허의 대부분은 국내 대학과 연구소가 차지했다.
가장 많이 출원한 기관은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16%는 경북대 및 안동대가 출원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울진·월성 등 지역이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연구개발 역시 활발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어 가톨릭 관동대는 4건을, KAIST·인하대·관동대는 각각 3건을 출원했다.
방사성 원소 중에서는 세슘 흡착 기술의 출원 비중이 전체의 56%에 달했다. 세슘은 반감기가 30년에 이르는데다 사람의 장기와 근육에 쉽게 축적돼 불임증과 전신마비, 골수암 등 질병을 유발한다.
혼합된 방사성 원소를 흡착하는 기술과 요오드 흡착 기술 출원도 각각 26%와 8%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천연 무기 물질을 흡착제로 사용하기 위한 방법 등 세슘 흡착제를 구성하는 재료 관련 연구가 주로 진행됐으나 최근에는 기존에 연구된 흡착용 물질의 성능을 개량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슘과 같이 반감기가 긴 방사성 원소는 미량이라도 인체에 흡수되면 오랜 기간 체내에 남아 나쁜 영향을 끼치므로 극소량이라도 완벽하게 흡착할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반용병 특허청 정밀화학심사과장은 “흡착제는 방사성 오염 물질 뿐만 아니라 기름 유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면서 “앞으로도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흡착제 관련 출원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