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자체 인증서, 공공기관도 문 열었다... 금융 혁신 촉매제로

한국주택금융공사가 개인보증 업무에 카카오뱅크 자체 인증서를 받아들였다. 공공기관이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대체기술을 전자서명 수단으로 인정한 첫 사례다.

출범 초읽기에 들어간 카카오뱅크가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활용해 금융 전반에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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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과 카카오뱅크 등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최근 공인인증서 외 전자서명 방법으로 본인인증 및 약정을 맺을 수 있도록 개인보증규정을 일부 개정했다.

카카오뱅크는 공인인증서를 100% 대체하는 자체 카카오 인증서를 적용했다. 금융거래 전자서명과 간편 본인인증 등에 활용한다. 공인인증서 발급이나 등록 없이도 수분 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모바일 기반 인증서로 PC에서 각종 보안 프로그램과 플러그인 등 설치 불편을 겪을 필요가 없다.

기존 주택금융공사는 전세자금대출을 비롯한 개인보증 부분에 공인인증서를 반드시 요구했다. 규정 상 공인인증서만을 본인인증 방식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신용대출 시 관련 정보 스크래핑이 필요한 건강보험공단이나 국세청 등도 유사한 규정을 고수하고 있다. 금융사가 공인인증서 대체기술을 도입해도 활용이 제약된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 기조가 액티브엑스와 공인인증서로 인한 금융 불편 해소에 맞춰진 만큼 공적기관으로서 은행 등의 대체기술 도입을 먼저 유도하기 위해 문을 열어둔 것”이라며 “이전부터 규정개정 논의가 이뤄지다 마침 출범을 준비 중인 카카오뱅크도 자체 인증서를 도입한다고 알려와 시기가 잘 맞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자체 인증서, 공공기관도 문 열었다... 금융 혁신 촉매제로

공사는 인증방식 개선과 함께 주말 등 휴일에도 보증업무를 제공하기로 규정을 개정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비대면 채널 활성화 인프라 구축과 주말거래 상시화로 고객 편의성을 혁신한다는 취지다.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에서도 전자서명 기준을 충족하는 공인인증서 대체기술을 도입하면 제약 없이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출범 이후 주택금융공사를 시작으로 다른 기관으로도 관련 규정개정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지부진 논란이 계속되던 공인인증서 문제 해결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용자가 전세자금대출 등을 받을 때 공인인증서 외에도 보다 편리한 본인인증수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주택금융공사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