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조각 늦추며 국회 협조 당부...야권 "송, 조 지명철회해야 국회 정상화"

文대통령, 조각 늦추며 국회 협조 당부...야권 "송, 조 지명철회해야 국회 정상화"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2~3일 연기할 뜻을 밝혔지만 야3당은 국회 의사 일정 보이콧 방침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7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는 무산됐으며 조재연·박정화 대법관 후보자 임명동의안도 처리시한을 넘기는 등 국회 파행도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단독 개의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본회의 불참석을 통보한데 따른 결정이다.

민주당과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여야 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국회 정상화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야3당은 청와대의 송영무, 조대엽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본회의 불참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은 본회의를 열어도 실익이 없다고 보고 개의하지 않기로 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 수는 있지만, 안건을 의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본회를 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국민의당은 당초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바른정당은 한국당의 입장을 보고 정하겠다고 했다”면서 “한국당은 의총에서 본회의 불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미뤄달라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요청을 받아들면서 야권의 협조를 당부했지만 국회 파행을 끊지 못했다.

야당은 청와대가 송영무·조대엽 장관 후보자의 임명 강행에서 연기로 입장을 선회한 것을 비판하며 강공을 이어갔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여당이 핑퐁 치기를 하고 있다. 술수정치, 꼼수정치, 잔수정치로 가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동철 민의당 원내대표는“(청와대의 임명 연기론이)미봉책이자 또 하나의 꼼수다. 협치 복원은 지명철회”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회 의사 일정은 한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당초 여야 간 합의된 박정화·조재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 처리가 이날 무산됐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을 확정짓지 못했다. 안전행정위원회는 야당의 반대로 이날 오전 예정됐던 정부조직법 공청회 일정을 취소했다. 정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 등을 의결했지만 국민의당 소속 김관영 간사, 채이배 의원, 박선숙 의원이 모두 불참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