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의 계절이 찾아왔다. 산으로 바다로 휴가를 떠나고 싶은 여름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디 가지 않고 집에서 그간 못 본 영화를 몰아보며 휴가를 즐기고 싶기도 하고, 그래도 어딘가로 떠나고 싶기도 하다.
이번 여름은 이색 휴가로 영화제에 가는 건 어떨까? 영화제는 월드 프리미어(world premier)로 불리는 세계 최초로 개봉하는 영화를 미리 볼 수 있고, 다양한 종류의 영화도 선택해 관람할 수 있다.
영화제는 영화만 상영하는 축제로 여기기 쉽지만, 음악공연을 비롯한 부대행사가 풍성한 종합축제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영화제 바캉스족은 영화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음악과 만남 그리고 인근 여행까지 모두 즐기는 경우가 많다.
7월 13일부터 23일까지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2일부터 30일까지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 8월 4일부터 6일까지 제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로 여름휴가를 떠나보자.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7월 13일(목)~23일(일)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는 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한 부분 경쟁을 도입한 비경쟁 국제 영화제다. 올해는 58개국 289편(장편 180편, 단편 109편)이 상영되며 월드 프리미어 63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29편, 아시아 프리미어 63편, 코리아 프리미어 68편을 포함하고 있다.
BIFAN의 특징은 독특한 색깔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름을 공포로 날려줄 호러영화로 유명했는데, 이제는 어린이와 가족 관객이 같이 볼 수 있는 영화와 터부와 금기에 도전하는 극단적인 영화를 선호하는 마니아층까지 관객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추구한다.
올해 데뷔 20년을 맞은 배우 전도연의 특별전 '전도연에 접속하다'와 한국 독립영화의 선봉장이었던 故 홍기선 감독의 특별전 '거대한 환영, 정치를 넘어선 영화:홍기선'은 BIFAN만의 고유한 색깔을 드러낸다.
13일 개막식은 오후 5시30분 NH농협은행 오페라 콘서트를 시작으로 오후 6시30분 레드카펫 행사, 저녁 7시30분 개막식, 저녁 8시30분에는 개막작인 이용승 감독의 '7호실'이 상영된다.
다양한 코스튬을 한 황당무개팀이 직접 찾아가는 이벤트인 '황당무개 이벤트'가 14일부터 20일까지 영화제 곳곳에서 진행되며, 16일 저녁 7시부터 부천역 마루광장에서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한국 영화〃드라마 OST를 뮤지션의 설명과 함께 즐기는 미니 콘서트가 열린다.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7월 22일(토)~30일(일)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는 충무아트센터,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다.
CHIMFF에서는 세계 각국 뮤지컬영화와 공연실황을 볼 수 있다. 영화 '라라랜드' 팬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코러스와 함께 하는 가장 자유로운 싱얼롱 상영은 28일(금) 저녁 8시 충무아트홀 대극장, 29일(토) 저녁 8시 (야외)DDP 어울림광장에서 펼쳐진다.
한국고전영화에 무대공연을 접목한 '충무로' 오마주 프로그램인 '충무로 리와인드'는 CHIMFF에서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대괴수 용가리', '씨네라이브:흥부와 놀부', '씨네콘서트:두번째달 판소리 춘향가'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제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JIFF):8월 4일(금)~6일(일)

제19회 정동진독립영화제(JIFF)는 8월 5일부터 7일까지 강원도 정동진 정동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야외 독립영화제다. '별이 지는 하늘 영화가 뜨는 바다'라는 슬로건처럼 정동진 밤하늘 아래에서 펼쳐지는데, 마니아 관객뿐만 아니라 영화인들도 좋아하는 영화제다.
당일 상영작품 중 가장 좋았던 작품에 동전으로만 투전하는 방식으로 동전의 개수가 가장 많은 작품이 관객상의 주인공을 선정하는 '땡그랑 동전상'에 참여할 수 있고, 출연한 영화배우와 가까운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는 영화제다.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8월 10일(목)~15일(화)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는 '물 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8월 10일부터 15일까지 메가박스 제천, 청풍호반무대, 의림지무대, 제천시 문화회관 등 제천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부분경쟁국제영화제다.
2006년부터 JIMFF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시네마 콘서트'는 무성영화 상영과 함께 라이브 음악을 현장에서 연주로 영화음악의 원초적인 형태를 재현하는 프로그램이다. 영화와 음악, 아름다운 풍경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JIMFF의 메인 음악 프로그램 '원 썸머 나잇', 천 년의 시간, 천 년의 물, 천 년의 음악이 흐르는 의림지에서 만날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 '의림 썸머 나잇'은 영화 애호가뿐만 아니라 음악 애호가까지 흥분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시간으로 JIMFF에서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천상욱 전자신문엔터테인먼트 기자 lovelich9@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