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기업은 결과만 사회를 이롭게 한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과정부터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어야 진정한 '사회적 기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빈곤 퇴치 개인 간 거래(P2P) 소액대출 플랫폼 '키바'의 공동 창업자 제시카 재클리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과정에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재클리 교수가 2005년 설립한 키바는 문맹, 극빈층, 여성 등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에게 '최소 25달러, 최저 이자율 0%' 조건으로 대출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다. 지금까지 약 7억달러(7968억원)가 넘는 돈을 120만명에 대출했다. 자금 회수율은 현재 97%에 이른다.
그녀는 사람을 통한 배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키바를 설립하게 된 배경도 이런 측면에서 시작했다. 그라민 은행의 무함마드 유누스를 통해 소액금융 가능성을 발견했고, 채권왕이라 불리는 빌 그로스 강연에서 사업을 배웠다.
재클리 교수는 “키바를 설립할 당시 크라우드펀딩은 생소한 개념이었지만 세계인은 이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어떤 사업은 성공하고 어떤 사업을 실패하는지에 대한 빌그로스 강연에서 '타이밍'을 배웠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키바를 이렇게 성장하게 만든 것은 누군가를 돕겠다는 '동기 부여'다. 재클리 교수는 자선사업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삶의 의지가 사라진 아프리카 난민에게 '삶의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녀는 “부자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작을 일로도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금의 키바를 만든 것은 아무것도 없는 이들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한명, 한명의 동기에서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사회적 기업에 대해 사회에 도움을 준다는 측면보다 '기업'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기업이 환경, 기부 등을 통해 사회에 유·무형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재클리는 “사회적 기업과 일반기업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어떤 의도를 갖고 사업을 하고 사회에 영향을 주는지 주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클리 교수는 자신과 같이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전하라는 조언했다.
그녀는 최근 아프칸 난민 가족과 함께 살며 그들의 삶을 배우고 있다. 일상에서 도전을 실천하고 있다. 재클리 교수는 “어디서든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때로는 혼자하기 어려운 일도 일단 시작하면 '키바'를 만든 것처럼 많은 사람이 나서서 돕는다”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