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 6학년 A군은 부모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다가 게임 아이템 거래에까지 손을 댔다. 몰래 하던 아이템 거래가 적발돼 부모와 함께 부산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를 찾았다. A군은 게임과몰입 증상에 주의력 결핍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1년여 동안 센터와 병원을 오가며 행동수정 코칭과 상담, 프로그램 치료를 진행했다. A군은 게임 이용 시간 조절이 가능해져서 방과 후 집에 오면 숙제를 먼저 마친 뒤에 정해진 시간 동안만 게임을 즐긴다. 주의력 결핍도 해소돼 학업 성적이 올랐다.
# 고등학교 때부터 게임을 즐겨 온 B씨는 대학 진학 후 더욱더 게임에 빠져서 잦은 결석으로 학사 경고를 받는 등 생활을 정상으로 유지하지 못했다. B씨는 센터에서 1년 동안 무기력과 우울증 상담 치료를 받고, 게임 이용 조절력 향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그 결과 게임 이용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복학 이후에는 학교 수업에 정상으로 출석하고,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산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가 게임 과다 이용, 중독성 게임 집착, 게임 이용 조절력 부재 등 게임 과몰입 문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전문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산시 지원으로 지난 2015년에 문을 연 센터는 정신보건 임상 심리사와 전문 상담사를 상주시켜서 게임 과몰입 증상의 진단부터 상담, 치료, 유지 관리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지난달까지 2년여 동안 상담 4734건, 검사 2244건을 수행했다. 그 가운데 697건은 실제 치료로 연계됐다.
특히 게임 과몰입 증상과 원인을 심리 및 환경 특성에다 통계치까지 고려해서 종합 파악한 후 증상 수준에 따라 게임 이용 조절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상담 치료를 넘어 전문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6개 협약 의료기관을 연계, 치료비의 70%(100만원 한도 내)를 지원한다.
센터는 올해부터 상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부산 서부권에 민간 전문 상담 기관을 지정, '우리 동네 게임 과몰입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와도 협력, 도시철도 역사 내에 상담 창구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에는 6개 게임 과몰입 관련 상담치료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부산을 제외한 5개 센터는 게임문화재단이 권역별로 병원을 선정해서 협약 운영하는 '게임과몰입 힐링센터'로 서울 흑석동 중앙대병원(허브센터), 넥슨어린이재활병원(수도권), 대구가톨릭대병원(경북권), 건국대 충주병원(충청권), 국립나주병원(전라권)이 있다.
6개 센터의 운영 상황을 파악한 결과 정신보건 임상 심리사와 전문 상담사를 확보하고 별도의 상담 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중앙대병원 게임과몰입 힐링센터, 부산게임과몰입상담치료센터 두 곳뿐이다. 4개 센터는 정신건강의학과 또는 정신건강사업과에서 부가 치료 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태건 부산정보산업진흥원장은 “게임 과몰입은 심하면 학교와 직장 생활 부적응, 대인 관계 위축, 가족 간 갈등 등 사회 문제로 이어진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 개입, 전문가 상담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국내 초·중·고교생 12만48명을 대상으로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응답자 가운데 게임 과몰입군(게임 통제력을 상실한 상태)은 828명(0.7%)로 2015년과 비슷했다. 그러나 언제든 중독에 이를 수 있는 과몰입 위험군은 2119명(1.8%)로 2012년 1.2%에서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게임과몰입상담치료(힐링)센터 운영 현황>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