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대우상용차가 기존 대우 엠블럼 대신 신규 엠블럼을 달고 중소형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타타대우상용차가 중소형 트럭·버스를 양산하게 되면 현대자동차가 독점해 온 중소형 상용차 시장 구도에 지각변동이 발생한다. 국내 상용차 생산 2위 업체인 타타대우상용차는 그동안 중대형 트럭(4.5톤 이상)만을 생산해 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타타대우상용차는 2017년형 프리마의 트랙터 최상위 사양인 하이돔 모델을 출시하면서 기존 차량에 장착하던 대우 엠블럼 대신 신규 엠블럼을 적용했다. 신규 엠블럼은 알파벳 'D'자 모양이 대칭되는 형상으로 디자인됐다. 향후 신규 엠블럼은 타타대우상용차의 신차에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타타대우상용차가 양산차에 대우 엠블럼 대신 신규 엠블럼을 부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인도 타타모터스가 대우상용차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출범한 타타대우상용차는 줄곧 상용차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우 엠블럼 부착해 차량을 판매했다.
하지만 대우라는 브랜드명은 타타대우상용차의 중소형 트럭·버스 사업 진출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2002년 대우자동차 매각 당시 승용차 부문을 GM, 트럭 부문을 타타모터스, 버스 부문을 영안모자에 분리 매각하면서 각 사의 사업 부문 진입을 제한하는 규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타타대우상용차가 신규 엠블럼을 적용하는 것은 중대형 트럭에 집중된 제품군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수년 전부터 전담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중소형 트럭(2.5~3.5톤)과 중소형 버스(16인승 이상) 제품 개발과 함께 국내외 시장 진출 시기를 검토해 왔다.
현재 타타대우상용차는 2.5~3.5톤 준중형 트럭의 신차 개발을 마치고 2018년 양산을 확정했다. 준중형 트럭 신차는 타타모터스 본사가 개발한 울트라트럭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준중형 트럭 양산을 위해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군산공장 내 생산설비를 증설 중이다.
타타대우상용차가 내년부터 진입할 국내 2.5~3.5톤 준중형 트럭 시장은 현대차 마이티가 독점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내수 1만대, 수출 2만대 등 총 3만대 규모로 추산된다. 타타대우상용차는 이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국책 과제로 개발한 중형 저상버스 LF-40도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LF-40은 노약자나 장애인이 쉽게 탑승할 수 있도록 차고를 최대한 낮춘 모델이다. LF-40은 현대차 카운티, 자일대우버스 레스타 등이 점유하고 있는 마을버스 시장에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타대우상용차가 신규 엠블럼을 적용한 것은 기존 대우 트럭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중소형 트럭·버스 시장에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