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지금 막 부장님 방을 나섰다. 애매한 프로젝트와 함께 내려진 부장님의 지시사항은 딱 하나. 이제까지 시도해보지 않았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오라는 것이다. 어디서 많이 본 풍경이라고? 사실 대부분의 직장인이 한 번은 겪어 본 일이다.
세상이, 회사가, 부장님이 우리에게 항상 요구하는 창의성이란 무엇일까.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남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 '틀에 박히지 않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라는 답이 금방 떠오른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요구 받으면 우리는 저마다 답을 찾겠다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고민한다. 요령 좀 부리는 사람은 검색 창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라고 입력하고 남들이 해왔던 일을 찾아 대입해보기도 한다. 생각을 하지 않고 검색만 했다. 우리는 이렇게 어딘가 존재하는 뻔한 답을 찾아 많은 시간을 헤매왔다.
정작 중요한 것을 놓쳤다. 순서가 잘못됐다. 창의적인 답을 찾기 전에 창의적인 문제를 먼저 찾아야 한다. 그래서 질문이 중요하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 G20회의가 열렸다. 국제행사가 끝나고 마지막 기자회견장.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은 성공적인 G20 개최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기자들에게 질문권을 주고 싶다.” 그 순간 한국의 기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 특별한 기회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손을 들며 경쟁했을까.
아니다. 기자회견장은 쥐 죽은 듯이 고요했고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오바마가 당황한 순간 한 중국인 기자가 손을 들고 말했다. “내가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하고 싶다.” 결국 그날 오바마에게 질문을 한 기자는 한국 기자가 아니라 중국 기자였다.
질문을 가장 잘 하는 사람이라는 기자조차 이런 순간에 질문을 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초등학교부터 쪽지시험을 보고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능까지 객관식 문항에서 정답을 찾아 기재하는데 우리는 너무 오래 매달렸다. 수업시간엔 선생님 혼자 말하고 아이들은 열심히 듣는다. 어른이 된다고 달라질까. 회의실에 모이면 부장님이 말씀하신다. “생각한 아이디어들 좀 내놔봐” 우리는 서로 눈치 보며 입을 떼지 않는다. 꺼내봤자 핀잔 들을 게 뻔하고 어차피 답은 부장님이 갖고 있다. 우리는 지시를 받아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면 된다. 이게 우리의 회의실 모습이다.
계속 이렇게 살다간 평생 창의적인 인재는 될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창의성은 연습으로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제라도 연습해야 한다.
첫 번째, 과제가 주어졌을 때 답을 찾는 것보다 질문을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자.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왜'라는 물음을 멈추지 말고 계속 해야 한다. 한두 번에서 그치는 경우 문제의 본질까지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를 뱅뱅 도는 형식적인 질문만 한다. 언제까지 해야 하냐고? 창의적인 문제를 찾아낼 때까지. 처음 해보는 이들에게는 쉽지 않다. 운동을 처음 하면 몸이 잘 따라주지 않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도 잘 따라주지 않는다. 생각의 체력이 필요하다.
두 번째, 혼자 생각하지 말고 다른 이들과 끊임없이 수다를 떨자. 질문이란 그 사람의 입장과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다양한 사람이 모이면 다양한 관점이 생겨나고 이것이 부딪히고 겹쳐지면 더 좋은 질문을 찾을 수 있다.
질문 했다가 괜히 찍히면 어떡하지? 내 바닥을 다 보여주는 건 아닌가? 많은 직장인들이 이런 생각 때문에 선뜻 질문을 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하지만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위해선 주위를 의식하지 말고 대범하게 질문해야 한다. 형편없는 질문이라고 싫은 소리를 들어도, 귀찮게 자꾸 질문한다고 찍혀도 어쩔 수 없다. 끈질긴 질문을 통해 남들과는 다른 문제를 찾아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으니 결국 당신은 인정받는 인재가 될 것이다. 제대로 된 질문을 찾으면 문제는 푸는 건 쉬운 일기 때문이다.
당신은 문제를 푸는 사람인가, 문제를 찾는 사람인가. 오늘부터 질문하라. 그래서 창의적인 문제를 찾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공동기획:비즈플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제대로 된 질문의 결과물](https://img.etnews.com/photonews/1707/974553_20170714131048_984_000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