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타이어 성능에 따라 판매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순 있지만 반대로 판매량 증가에 일등공신이 되는 일은 없다. 그만큼 타이어의 안전과 성능은 기본 중 기본이어서 잘해야 본전이다.
최근에는 타이어 의존도가 더욱 커지고 있다. 역할과 기능이 더욱 많아진 것이다. 제동력이나 내구성뿐만 아니라 연비 효율에다 각종 차량 흡음 기술 발달로 오히려 소음 발생의 주원인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 가운데 공기 주입식 타이어 태생상의 한계인 '펑크'를 예방할 차세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주행 도중에 발생하는 타이어 공기압의 이상은 돌이킬 수 없는 위중한 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 타이어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만 해도 도로 주행 차량 사망 사고 가운데 운전자 과실을 제외한 63%가 타이어와 관련됐고, 63% 가운데 70%가 공기압 이상으로 생긴 사고”라면서 “타이어 업계가 공기압을 유지하거나 노펑크타이어(펑크 없는 타이어) 등 차세대 타이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공기 주입을 없앤 타이어로는 미쉐린의 '트윌(Tweel)'을 대표로 들 수 있다. 타이어와 휠을 일체형으로 제작, 공기 주입 타이어와 달리 폴리우레탄 등 유연한 특수 소재로 제작된 바큇살과 이를 감싸는 고무 층이 기존 공기의 쿠션 역할을 대체하도록 개발됐다. 브리지스톤과 한국타이어 등도 각각 '에어리스 타이어' '아이플렉스(iflex)'라는 시제품을 개발했지만 일부 특수차에 쓰일 뿐 일반 자동차에는 아직 적용하지 못한 상태다.
갑작스럽게 펑크가 발생해도 타이어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는 런플랫(Run-flat) 타이어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타이어 옆 부위에 강도가 센 특수 고무를 덧대 타이어 내부에 있는 공기가 밖으로 새어 나가더라도 타이어 외형을 유지한 채 일정 거리를 일정한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제품은 아직 약 80㎞/h 속도로 80㎞까지 주행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다.
펑크 난 부위를 특수 소재가 자동으로 봉합해 주는 실런트(Sealant) 타이어도 개발되고 있다. 날카로운 물질에 의해 타이어에 구멍이 나더라도 끈적끈적한 젤리 형태의 특수 봉합제가 자동으로 흘러들어 구멍을 메워서 공기의 외부 누출 없이 주행하도록 돕는다.
이 교수는 “공기 주입식 타이어가 나온 지 70년이 지나도록 타이어의 외형 변화가 한 번도 없었지만 안전 이슈가 크게 부각되면서 비공기식 타이어나 자동 공기주입식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