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는 단순히 자동차 '신발'이 아니다. 같은 자동차도 장착한 타이어에 따라 주행 성능, 연비, 소음 등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타이어 업체는 초고성능 타이어(UHPT), 친환경 타이어, 저소음 타이어 등 신기술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UHPT는 타이어 업체 기술력을 평가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특히 모터스포츠 대회는 UHPT 기술력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레이싱 타이어는 고속, 고온, 고압 상황에서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성능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술 데이터는 양산차용 UHPT 개발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쉐린타이어는 포뮬러1(F1), 르망24시, 월드랠리챔피언십(WRC)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대회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수십회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UHPT 기술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최첨단 모터스포츠 기술력을 적용한 초고성능 타이어 신제품 '파일럿 스포츠 4S'를 국내에 출시했다.
한국타이어는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스(DTM)에 타이어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쌓았다. '벤투스 S1 에보2'는 한국타이어 대표 UHPT로, 안정된 핸들링과 뛰어난 제동력, 낮은 회전 저항을 제공한다. 금호타이어는 '마스터스 F3 월드 챔피언십' 15년 연속 공식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될 정도로 높은 UHPT 기술력을 보유했다. 금호타이어 UHPT 브랜드 '엑스타'는 슈퍼카 전용 '엑스타 PS91', 레이싱카 전용 '엑스타 S700' 등 다양한 라인업이 있다.
연비와 탄소배출량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타이어 기술력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회전 저항 계수를 최소화해 친환경성을 높이는 것은 타이어 업계의 최대 과제다. 통상 타이어 지름이 클수록 연비는 낮게 측정된다. 휠과 타이어가 커질수록 차량 무게가 증가하는 데다 땅과 맞닿는 접지 면적도 넓어져 회전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연비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친환경 대표 타이어로는 한국타이어 '앙프랑 에코', 금호타이어 '에코윙', 넥센타이어 '엔블루 프리미엄',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브리지스톤 '에코피아' 등이 있다. 금호타이어는 국내 유일의 전기차 전용 타이어 '와트런'도 판매한다.
환경부는 유럽연합(EU)에서 시행하고 있는 '타이어 소음 성능 표시제'를 2019년부터 국내에 도입하기로 하면서 저소음 타이어 기술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EU는 폭 185㎜ 이하 승용차 타이어의 경우 기존의 74데시벨(㏈)에서 70㏈로 4㏈을 강화한 2차 소음 기준을 제정, 올해 11월부터 적용한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승용차 출고용 타이어부터 적용한다. 중대형 상용차까지 단계별로 확대, 2028년까지 모든 타이어를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내부 면에 폴리우레탄 소재인 '사일런트 패드'를 부착, 타이어 내부 소음을 흡수하는 '사일런트 타이어'를 판매한다, 금호타이어는 트레드 내부에 다공성 폴리우레탄 폼(흡음재)을 부착시켜서 타이어 공명음을 감소시킨 'K사일런트 타이어'를 개발했다. 이 밖에도 콘티넨털 '컴포트 콘택트6', 브리지스톤 '투란자 GR-100' 등이 대표 저소음 타이어다.
<플래그십 고성능 타이어 비교 (자료 업계 취합, 인터넷쇼핑몰 평균가격 기준)>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