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손꼽히는 토종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조업체 휴젤이 경영권 분쟁 끝에 미국계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갔다.
휴젤은 서울 삼성동에서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Bain Capital Private Equity)이 지명한 8명의 신규 이사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했다.
베인캐피탈은 휴젤 인수 거래대금인 총 9274억원을 지급 완료했다. 이로써 베인케피탈은 휴젤 지분 45.32%를 차지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2001년 11월 설립된 휴젤은 보톡스, 필러 등의 안면미용 의약품 제조사다. 2015년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휴젤은 서울대 분자생물학 박사를 마치고 필러 등 연구개발을 주도한 문경엽 대표와 BK성형외과 출신인 홍성범 현 서울리거상해병원 원장, 신용호 비오성형외과 원장이 만든 회사다. 성형외과 출신이라는 이름을 걸고 휴젤은 국내 필러, 보톡스 시장에서 급속 성장했다.
미용· 분야의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70%인 미국 엘러간을 비롯해 독일 머츠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등이 3강 구도를 이루며 시장에서 경쟁한다.
그러나 회사는 1년 이상 문 대표와 홍 원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결국 휴젤의 최대주주인 동양에이치씨를 베인캐피탈에 매각키로 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고, 새롭게 주인이 바뀌며 회사는 변화를 맞게 된다. 휴젤은 지난 2015년 12월 상장 이후 1년 6개월 만에 국내 보톡스 업계 1위인 메디톡스의 주가를 추월했으며, 영업이익도 빠르게 증가세다. 이어 글로벌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털을 새 주인으로 글로벌 진출 기업 도약이 기대된다. 실제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한 443억원에 달했다. 이 같은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휴젤의 2분기 연결 매출액이 4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6.5% 늘고, 영업이익과 지배지분 순이익은 263억원과 183억원으로 각각 60.9%, 57.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일본, 태국, 콜롬비아, 페루 등 주력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새 주인인 베인캐피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토종 보톡스 회사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지 여부도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회사는 하반기 자체개발한 대표제품 '보툴렉스' 미국 파트너사 확보를 통해 미국 유통망을 강화하고 중국 등지 수출도 앞두고 있다. 또한 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국 유통업체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공격적인 해외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지난 2월부터는 러시아 시장 수출도 시작했다. 회사는 미국과 유럽에서 시판허가를 위한 임상 3상도 진행 중에 있다. 미국·인도·중국 등의 글로벌 국가 진출에 있어 베인캐피탈의 휴젤 경영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