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제품이나 서비스도 마찬가지지만 탄생부터 사멸까지 전 기간에 걸쳐 품질이 가장 좋았을 때는 경쟁이 정점에 달했을 때다. 경쟁은 혁신을 부르고 기술 진보를 촉진한다. 가격은 내려가고 품질은 좋아지는 역전이 이때 일어난다.
전기자동차 시장을 놓고 최근 수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2011년 전기차 구매 정부보조금이 지급된 지 6년 만인 올해 1~4월 전기차 등록 대수가 32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24대보다 약 7배 급증했다. 앞으로 증가 배수는 어느 시점까지 두 자릿수, 세 자릿수로 계속 돌파해 갈 것이다. 자연스럽게 전기차 시장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다.
일단 정부가 전기차 글로벌 혁신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을 허용하기로 했다. 늦었지만 당연한 일이다. 이런 조치가 혁신 경쟁을 부추기고 소비자 편익과 선택권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 메이저 자동차회사도 한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비야디(BYD)가 상용 전기차버스 시장에 먼저 들어온 데 이어 베이징모터스가 연내 3종, 내년 상반기 3종 등 6종의 전기차를 무더기로 한국 시장에 출시키로 했다. 이는 최근 3~4년째 신차 모델 1~2종으로 버티면서 지지부진한 한국 전기차 시장을 경쟁의 마당으로 진입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이 그리는 시나리오는 하나 더 있다. 한국 시장 수요는 테스트베드 정도로 만족하면서 한국 배터리를 자체 모델에 실어 검증 받는 과정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 전기차는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와 차량 완성도를 단번에 극대화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 자동차업계의 준비 자세다. 경쟁 격화에 맞설 기술 준비와 대응력을 충분히 갖췄느냐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내연기관차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 경쟁은 좋은 것이지만 그 경쟁에서 살아남아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에 강해져야 한다. 더 늦으면 후회만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