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 공범, 역할극? 살인 방조?…검찰vs변호인 설왕설래

사진=YTN캡쳐
사진=YTN캡쳐

인천 8살 초등생 유괴·살인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10대 박 모 양의 재판에서 살인방조 혐의를 두고 변호인과 검찰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인천지법 형사15부 심리로 17일 오후 열린 3차 공판에서는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박(18) 양과 함께 '캐릭터 커뮤니티' 활동 친구 이모 (20·여)씨가 변호인 측 증인으로 나왔다. 캐릭터 커뮤니티는 온라인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역할극을 하는 모임이다.


 
이날 증인 이 씨는 "(박 양이) 실제 상황인 줄 몰랐다면 '잡아왔다'는 (김 양의) 말에 '뭘 잡아와'라는 질문이 먼저 나왔을 것"이라며 "두 사람의 카톡 대화는 역할극에서 쓰는 화법도 아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변호인 측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만난 이 씨는 박 양이 이번 사건을 실제 상황이 아닌 100% 역할극으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살인 방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 측은 김 양이 범행 직후 "잡아왔어. 집에 데려왔어"라는 메시지를 보내자 박 양이 즉각 "살아있어? 손가락 예뻐?"라고 답한 카카오톡 대화를 두 사람이 범행을 공모한 증거로 제시하며 사전에 범행을 알고 있었다고 압박했다.
 
특히 검찰은 앞선 재판에서 나온 주범 김 양의 증언을 토대로 박 양이 살인을 방조했을 뿐만 아니라 지시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다음 재판 전까지 박 양 공소장에 살인 교사 혐의를 추가 적용하고, 김 양을 다시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과 변호인단의 두뇌 싸움이 계속되는 가운데 다음달 10일 재판을 앞두고, 양 측의 증거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