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이 일본 업체를 제치고 일본 토요타 자동차 해외 특허 번역을 따냈다. 최근에는 일본 유명 대형 특허법인과도 번역 계약을 체결했다. 지식재산(IP) 번역업체 제세(대표 김동희) 이야기다.
번역업계에선 오역을 피하기 위해 원문과 번역문 중 하나를 모국어로 쓰는 번역가·기업에 일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품질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일본 기업이 제3국인 한국 업체에 번역을 맡긴 이유는 뭘까.
“번역 품질은 일본 업체에 뒤지지 않지만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단 한 번도 날짜를 어긴 적이 없다”는 것이 김동희 제세 대표의 답. 실제 일본 업체들이 빠듯한 납기에 포기한 일도 제세는 일단 착수하면 철저하게 납기를 지켰다. 그는 “번역가 여러 명을 투입하고 감수 시스템으로 개인별 스타일 차이에 따른 오역 위험성을 없애 빠른 시간 내 질좋은 번역이 가능하다”면서 “이렇게 한번 신뢰를 쌓은 고객은 다음에도 제세를 찾는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직원들 쥐어짜는 악덕 사장으로 비치면 안 되는데”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 대표는 회사 운영에서 '사람'을 가장 중시한다. 고객과 직원을 최우선으로 여기면 일거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철학이 품질경영 밑거름이다. 구글 번역기 등 기계번역이 아무리 좋아졌다고 해도 아직 번역은 사람 영역이다. 특히 기술적 지식이 필수인 특허번역은 좋은 번역가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세는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계 최고 수준 신입 연봉을 제시하고 상주 인력을 늘렸다. 프리랜서가 여러 회사와 일하는 번역업계 관례를 생각해보면 이례적이다. 감수를 위해 채용한 원어민이 한국인 번역가와 자주 소통하며 서로 보완하는 환경도 만들었다. 또 3중 감수시스템을 통해 실수를 최소화하고 납기 관리 소프트웨어(SW)를 도입해 번역가별 스케줄 관리 등 부수 업무도 줄였다.
제세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미국 특허정보사용자그룹(PIUG) 콘퍼런스에도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공동홍보관에 참여하는 등 기회를 엿보고 있다. 특허명세서 번역뿐 아니라 특허소송에 제출되는 방대한 특허서류 번역을 노린다.
제세가 나아갈 길에 대해 김 대표는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업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원동력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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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진 IP노믹스 기자 mj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