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소재로 주목받는 이황화 몰리브덴 반도체를 자체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자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기존 정보저장장치 한계를 뛰어 넘을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다.
아주대는 이지은 물리학과 교수가 참여한 연구팀이 이황화 몰리브덴을 재료로 사용한 소자에서 자성을 전기적으로 제어하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단일층 이황화 몰리브덴의 밸리 자기전기'라는 제목으로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지 '네이처 메터리얼스' 10일자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지은 교수는 제1저자로 논문에 참여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킨파이막, 지에샨 교수팀이 연구에 함께 했다.
이황화 몰리브덴은 원자 두께의 얇은 박막으로 존재할 수 있는 반도체다. 작은 원자가 세 겹으로 배열돼 2차원으로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얇은 반도체로 알려졌다. 미래 소재로 부상했으나 도체 성질을 지녀 활용에 제약이 있는 그래핀과 달리 이황화 몰리브덴은 반도체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최근 산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연구팀은 주기적으로 배열된 원자 결정 속을 움직이는 전자는 이동 방향에 따라 에너지 분포를 달리하며 밸리라는 자유도를 가지는데 밸리 자유도를 제어함으로써 자성을 유도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그동안 2차원 반도체에서 밸리 자유도를 제어하는 연구는 주로 빛이나 자기장을 이용하는 방법이 연구·개발됐다.
이 교수는 “빛이나 자기장을 쓰지 않고 전기적으로 2차원 반도체 자성을 유도하는 방법을 규명함으로써 기존 전자소자에 접목하기가 용의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번 연구로 밸리트로닉스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전했다.
밸리트로닉스는 밸리 전자소자를 이용한 차세대 기술이다. 기술이 현실화되면 정보 저장 장치의 집적도와 계산 속도는 높이면서 그 크기는 더 작아질 수 있다.
이 교수는 “밸리트로닉스 이전에 전자 스핀 자유도를 제어하는 방법이 연구·개발되며 정보 저장 분야가 눈부신 발전을 해왔다”며 “마찬가지로 밸리 자유도를 제어하는 연구부터 새로운 기술인 밸리트로닉스의 발전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