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신속하고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강조했다. 수익성과 점유율이 높은 사업에 대해 과감히 투자를 늘리고 핵심역량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신 회장은 18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17년도 상반기 그룹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면서 “고객과 환경 변화에 앞선 혁신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이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사장과 4개 BU장과 계열사 사장급 임원 80여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는 기업에게는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과 사업의 연결 고리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롯데를 둘러싼 변화에 대응하고 글로벌 기업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성장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통한 '질적 성장'이 새로운 롯데의 성장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를 위해서는 사업별로 지속성장 가능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당부했다. 특히 경쟁자들 시장진입과 사업다각화 실패로 위기를 겪었으나 핵심사업 강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 '레고'와 고객 수요 변화 및 트렌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는 데 성공한 '펩시'를 예로 들었다.
신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혁신기술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 자산을 적극 활용해 모든 분야에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끝으로 구글의 '10 times thinking' 문화를 언급하며 “10% 향상이 아닌 10배 향상을 가져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추구하고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2017년이 뉴 롯데의 비전과 목표가 실현되는 출발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날 지주사 전환 제동에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은 내달 29일 열릴 예정인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임시주주총회를 대상으로 주주제안을 했다. 4월 롯데가 공시한 계열사 분할합병안에서 롯데쇼핑을 제외하자는 것이 골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목적은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려는 것”이라며 “신 전 부회장 측 주장에 불과하고 지주사전환 관련 판단은 상법적 절차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주주들께서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