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개발사업을 둘러싼 방산비리 혐의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협력사 5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KAI에 대해 전격적인 검찰 압수수색을 실시한 지 4일 만에 협력사까지 수사범위를 확대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18일 KAI 협력업체 P사 등 5개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KAI 원가 부풀리기 의혹과 하성용 KAI 대표 횡령 등 혐의를 수사 중 20여개 협력업체들 가운데 일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KAI 협력업체 P사는 해양·육상 배관제작과 항공, 도장관련 기업이다. KAI는 항공 기술전문업체가 아닌 P사에 기존 거래처의 물량을 빼내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협력업체 T사는 하 대표 핵심 측근이 대표로 취임해 '측근업체 밀어주기' 의혹을 받아왔다. T사 지분 60%를 보유한 Y사 역시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AI 인사팀 간부인 S씨가 자신의 친척 명의로 법인을 설립해 KAI의 일감을 몰아준 후 과대계상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들여다보고 있다. S씨는 2007~2014년 수리온 등 개발을 맡는 외부 용역 회사를 선정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S씨는 처남 명의의 법인에 수백억원대의 용역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런 수법으로 조성된 비자금 일부가 하 대표의 연임 로비 등에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개인비리가 아닌 회사 차원의 범행인지 중점적으로 살핀다는 방침이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