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중국에서 전기차 양산을 추진한다.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친환경차 판매를 의무화함에 따른 조치다. 하이브리드(HEV)·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위주의 토요타 친환경차 전략이 배터리전기차(BEV)로 점차 옮겨질 것으로 주목된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이르면 2019년부터 중국에서 전기차 양산에 나선다. 전기차 주요 부품인 배터리도 현지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토요타가 전기차 현지생산을 결정한 건 중국의 자동차판매 규제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수소전지차 등 친환경자동차를 '신에너지 자동차'로 정의하고 자국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는 내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을 생산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토요타의 중국 신차 판매량은 121만대지만, 배터리전기차(BEV)는 단 한 대도 없다. 하이브리드(HEV)와 수소전기차(FCEV)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소 충전시설 등 인프라 구축이 지체되면서 세계적인 환경 규제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당초 2020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1년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2%에 불과했다. 그러나 판매량을 기준으로 보면 65만대로 미국(56만대)을 꺾고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국가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제휴 관계인 르노·미쓰비시와 공동으로 저가 전기차를 개발해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
혼다도 내년부터 중국용 전기차를 현지서 생산해 중국 합작사를 통해 판매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은 장화이자동차와 합작회사를 설립해 내년에 첫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