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해외투자가 올해들어 급감했다. '차이나머니'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 안팎으로 규제 강도가 세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는 올해 급격히 줄어들어 250억 달러(약 28조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7월 20일까지 이뤄진 해외투자로, 연간기준으로 단순 환산하면 500억달러 수준이다. 지난해 1870억달러(약 209조원)에 달하는 중국 해외투자의 4분의 1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최근 주요 대기업에 통제력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기업에 개입하는 것은 시진핑 등 중국 최고지도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중장기적 정책 포석이란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인수합병(M&A) 등 과도한 자본유출에 관리감독을 강화했다. 부동산그룹인 완다가 2012년과 2016년 사이에 진행한 외국기업 인수 가운데 여섯 건이 당국의 투자규정을 위반했다며 국영 대형은행에 자금을 지원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다그룹을 비롯해 하이난항공그룹, 안방그룹, 푸싱그룹, 저장로소네리 그룹 등이 중국 당국의 감시망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유통업체 쑤닝그룹도 이탈리아 축구클럽 '인터밀란'인수로 비판받았다.
미국에서도 중국 대기업의 M&A 시도는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디지털 결제회사 앤트파이낸셜은 머니그램 인수를 위해 12억달러를 제안했고, 현재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CFIUS는 엔트파이낸셜의 머니그램 인수건에 부정적 의견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김명희 경제금융증권 기자 noprint@etnews.com